측정기의 교정은 상호 교역을 실제적으로 성사시키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한 척도를 제공한다. 특히 측정기 교정 부문은 개발·공정·품질검사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최근 자유무역협정(FTA) 및 기타 다방면에서의 다자간 상호인정협정에서 그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인정기구인 KOLAS는 아태지역 교정·시험기관 인정기구인 APLAC에 가입, 주기적으로 역내 국가들과 상호평가를 통해 우리나라 교정기관의 실력을 알림으로써 국내에서 작성된 교정 성적서는 이제 국제적으로 공인받고 있다.
그렇지만 실제적으로 국제적 상호인정에 의한 무역 기술장벽 해소는 아직 그 효과를 논하기 어렵다. 아직 국제 사회에서 KOLAS에 대한 인식이 부족, 우리나라 KOLAS 제도의 우수성에 대해 의문을 갖는 일본 고객들이 많은 실정이다. 물론 민간 교정업체들이 높은 정확도를 갖는 고품질의 교정결과를 생산하고 좋은 서비스로 신뢰성 있는 활동을 전개해 인지도를 높여가야 한다.
특히 중국 시장은 그 시장의 규모가 일본보다 큼에도 아직 측정기 교정사업의 본격적 진출이 미진한 편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제조업은 보다 저렴한 인건비 등 유리한 기업활동 환경을 찾아 대규모로 중국시장에 진출하고 있다.그러나 중국시장에 진출한 대부분의 기업들이 규모를 막론하고 중국 진출시 국내에서와 같은 산업기반기술을 이용할 수 없어 애로를 겪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바로 정밀 측정기의 교정검사다.
국내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들은 저마다 보유 측정기의 자체적 교정을 위해 KOLAS 국가교정기관 인정까지 취득해 활동하고 있으나, 중국에 진출한 우리의 대기업들은 이러한 노력을 거의 포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동반 진출한 부품업체들도 측정기 교정에 애로를 느끼고 있다. 중국 역시 우리나라와 같이 APLAC에 가입하고, 우리나라 KOLAS에 해당하는 CNACL이라는 인정기구가 활동 중에 있기는 하다. 중국의 공인 교정기관의 수도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교정기관 수준은 우리나라 기업이 추구하는 고품질의 최첨단 제품 생산을 위한 교정서비스를 지원하는 수준에는 아직 이르지 못하고 있어 국내업체들이 중국의 교정기관이 제공하는 교정결과에 대한 신뢰성에 많은 의심을 갖고 있는 실정이다.
필자는 중국진출 한국기업의 품질확보를 위해 연간 3∼4차례 교정에 필요한 교정용 표준기들을 갖고 중국으로 출장교정을 다녀오곤 한다. 매번 느끼는 바지만 우리의 우수한 교정기술을 중국 내에서 활동하는 한국기업에 좀더 적극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우리가 아직까지 측정기 교정사업의 본격적인 중국진출을 망설이는 이유는 중국 내의 상호인정협정 준수가 아직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실제 현장에서 느끼는 분위기를 보면 KOLAS로 공인받은 국내의 교정기관이 중국에서는 단지 KOLAS 인정만으로는 활동하기가 어렵다. 또한 외형적이거나 공식적인 개방정책과는 달리 외국의 기업에 대해 중국의 공인교정기관 인정 등의 교정시장 개방을 허용하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에서는 그간의 훌륭한 기반 구축을 발판삼아 중국 내에서의 시장적합성(market relevance)을 강화하는 데 관심을 갖고 중국 교정시장 조사 및 국가간 관계기관과의 협조를 통해 상호인정협정의 효과를 가시적으로 이끌어 내려는 노력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줄 것을 부탁하는 바다.
또한 국가표준의 보급과 국가교정기관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사)한국계량측정협회 역시 올들어 일본 교정기관 시찰을 비롯해 한중일 협력사업, 유럽 인정제도 조사, 선진국의 인정제도 동향조사 등 국제적 활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데, 우선적으로 우리나라와 관련이 많은 중국시장에 대한 조사에 정부와 함께 적극적으로 나서기를 기대한다.
◆오인환 현대교정인증기술원 교정사업부 이사 onana@hc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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