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이 높고 빠르게 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해답은 지속적인 혁신이다.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 개발, 이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경영 혁신 기법이 필요하다. 이는 기업간의 정보 공유와 밀접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서 가능하다.
이같은 인식 변화와 기업경영의 방향은 공급망관리(SCM)라는 새로운 공급사슬경영 패러다임을 탄생시켰다. 국내에서도 제조업과 유통업을 중심으로 SCM 기법이 도입돼 상당한 효과를 올리고 있다. 또 이를 확산하기 위한 정부의 지원도 활발하다.
SCM 기법의 성공적인 도입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몇가지 사안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첫째, 최고 경영자의 확실한 이해와 의지다.
대부분의 경영진은 SCM 구축을 단순한 IT솔루션 도입 정도로 생각하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SCM은 새로운 경영 혁신 패러다임이어서 끊임없는 노력과 지속적인 관심과 이를 추진하려는 의지 그리고 적절한 변화 관리가 뒷받침돼야 성공적으로 정착될 수 있다.
둘째, 기업 내부의 정보화가 전제돼야 한다.
SCM 개념과 철학은 정보 기술의 활용으로 실현될 수 있다. 즉, 공급사슬에서 필요한 수 많은 의사 결정은 방대한 정보의 실시간 수집을 기반으로 하며 이를 지원하는 정보기술이 필수 요소다.
셋째, 공급 사슬에 연계되는 기업간에 신뢰를 바탕에 둔 업무 협조 체제가 구축돼야 한다.
SCM이 최대의 효과를 누리기 위해서는 관련 정보의 공유가 필수적이다. 그렇지 않으면 정보 왜곡과 불신으로 인한 ‘채찍’ 효과가 발생해 SCM의 성과를 크게 저하시킨다.
넷째, 과감한 프로세스 혁신이다.
주지하다시피 SCM은 기업 내부뿐 아니라 기업 외부를 모두 대상으로 한다. 결국 기업 내부와 다른 기업간의 연계를 고려해 현행 프로세스를 새롭게 혁신하는 것이 SCM 도입을 위해 바람직하다.
다섯째, 데이터의 올바른 수집과 기업간 데이터를 표준화해야 한다. SCM 시스템이 포함하는 범위는 방대하다. 각 업체에 기록된 정보가 부실하거나 기업간에 사용하는 데이터의 표준화가 미비하다면 SCM 시스템의 효용성도 그 만큼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여섯째, 장기적인 관점에서 SCM을 추진해야 한다.
SCM이 한 기업을 겨냥한 것이 아니고 공급사슬에 연계된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조급증에 사라잡히지 말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SCM 도입을 추진해야 하는 셈이다.
일곱째, SCM 구축과 수행에 있어서 공급 사슬 전체가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동질감을 가질 수 있도록 체계적인 교육, 비전 확립과 이와 관련한 활동이 먼저 수행돼야 한다. 나아가 현재의 공급사슬에 대한 상세한 분석을 실시한 후 미래를 위한 SCM 구축 전략을 세워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공급사슬의 성과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척도도 개발해야 한다. 기존 SCM을 평가한 후 문제점을 찾고 새로운 해결책을 공급사슬에 적용할 때 비로소 SCM 도입의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는 SCM 구축 당사자는 물론 시스템 구축에 참여했던 외주와 공급 업체를 반드시 참여시켜야 한다.
SCM은 종전의 ‘관리’가 아닌 다수의 기업이 참여하는 전사적 행위의 집합이므로 넓은 관점에서 생각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최고경영자의 적극적 참여와 관심, 이를 지원하는 많은 활동을 통해 ‘관리’가 아닌 ‘경영’의 시각을 가져야 한다.
이제 기업과 기업의 경쟁 관계는 단독 기업 대 단독 기업의 경쟁이 아닌 공급사슬 대 공급사슬의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다. 기존의 기업 경영 시스템은 이를 지원할 수 있도록 바뀌어야 한다.
◆이영해 한국SCM학회 회장 yhlee@hany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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