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칼럼]교류의 출발은 `진실한 정보`

 이번 10월은 남북교류가 엄청난 폭으로 확대된 달이다. 1100명에 이르는 우리측 사람들이 평양의 유경정주영체육관 개관식에 즈음하여 개성공단을 방문했고, 제주도에서는 민족평화축전이 열려 북측 체육계 인사들이 대거 방문했다. 남북장관급회담,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남북경협제도 실무협의회도 줄줄이 가졌으니 올 10월은 ‘남북교류의 달’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남북교류는 냉탕과 온탕을 반복해왔다. 요즈음은 냉탕과 온탕이 섞이지 않은 채 혼탕되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요즈음 남북협력을 추진하는 일원으로서 남북교류를 추진하는 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눠보면 적지 않게 나오는 이야기가 열심히, 그리고 잘 하고자 해도 어찌할 도리가 없는 게 남북교류사업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 지쳐 그만두고 싶다는 것이다. 이제 막 북한과 뭔가 해보고자 하는 이들은 “이러고서 어떻게 해왔느냐”며 지금까지 해온 선배들에게 존경 아닌 존경의 표현을 하기도 한다. 남북교류 자체가 잘 되고 안 되는 문제 이전에 가지는 고뇌는 ‘과연 이 일이 잘하고 있는 일인가’ 하는 것이다.

 남북교류를 추진해야 한다는 당위론에서 숭고한 역사적 사명을 떠올리기도 하지만 현실의 문제는 그렇게 녹녹하지 않다. 그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중 제일 큰 요인은 최악의 상황으로 달리고 있는 북핵문제다. 다음 6자회담을 앞두고 협상용이라는 추측이 있기는 하지만, 폐연료봉 재처리, 영변 원자로 재가동 등에 대해 북한 당국은 보다 구체적인 표현으로 핵 보유에 대해 언급함으로써 핵 위협 수위를 높여가면서 더욱 어렵게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엄연한 위협 앞에 남북교류를 확대하는 것은 아무리 설명해도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는 힘들 것이다.

 다음으로 우리가 남북교류를 위해 북한을 아는 일에 너무나 제한점이 많다는 것이다. 남북간의 교류를 추진하기 위해 북한의 상황을 상당한 수준으로 이해할 수 있을 때 더욱 효과적이고 가시적인 교류의 결과를 내놓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의 폐쇄성은 상호간 이해에 큰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 북한 과학원에서 체세포 복제를 통한 복제토끼(클론토끼)를 개발하였다고는 하나 북한의 언론보도에 나타난 이상의 연구자료는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는 점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과학기술부의 남북 과학기술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KISTI의 북한과학기술네트워크(http://www.nktech.net)를 통해 제공하는 북한의 대외공개 학술지 콘텐츠를 검색해 보아도 그 수준의 연구결과를 해놓기 위한 사전 연구자료는 찾아볼 수가 없다. 결국 신뢰성이 문제를 초래하게 되는 것이다. 신뢰의 기초는 서로를 알아 가는 데 있다.

 현실의 직시가 필요하다. 북한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교류를 위한 정보공개 조치와 당사자간의 접촉 확대는 북한 당국이 그 무엇보다 먼저 해야 할 조치다. 그래야 남북협력의 접근점을 정확하게 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효용성 있게 추진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북한이 일방적 지원을 요청하거나 체제 수호적인 입장만을 고수할 것이 아니라 호혜적 상호주의 관점에서 남북간 교류,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또한 남북교류의 결과를 막연한 기대 속에 추진하는 어리석음도 피해야 할 것이다. 분명한 지향점을 가져야 한다. 양자가 이익의 추구라는 면 외에 미래의 통일 공동체 형성을 준비하는 자세가 우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정부 당국은 교류 추진에 대한 정부의 분명한 시각을 전달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북한의 진정한 모습을 알 수 있도록 하는 왜곡되지 않는 제대로 된 정보의 전달에서 출발한다. 남북교류사업 자체에 대해 그 일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헷갈리지 않게 해야 한다. 그러할 때 지금의 악조건과 환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결과들이 나오고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다.

◆최현규 팀장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해외정보실) hkchoi@kist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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