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임직원들은 ‘대박’의 꿈에 부풀어 있다. 지난해 10월 2만2000원으로 코스닥시장에 등록한 NHN의 주식은 1년여만에 16만원대로 뛰었다. 우리사주를 시장에 팔 수 있는 시점이 불과 며칠 남지 않는 시점에서 이 회사 임직원들은 많게는 2억∼3억원까지의 매매차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최근 공모가 대비 주가가 많이 올라 화제가 된 웹젠, 파워로직스, 거원시스템 등의 직원들도 주변에서 부러움을 받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정반대 경우도 있다. 지난해 5000원의 공모가로 등록한 SI업체 A사는 공모직후 1만2000원까지 주가가 급등했지만 매각 가능 시점부터는 단 한번도 공모가를 넘기지 못했다. 현재 이 회사 주가는 1200원선이다. 현재가를 기준으로 할때 부장급의 경우 대략 3000만원대의 손실이 발생했다고 한다.
지난 2000년 코스닥 거품이 빠지기 전에 등록한 B사는 공모가가 1만8000원대였다. 하지만 현재가는 공모가의 10분의 1수준에 그치고 있다. B사 한 직원은 “날아갈듯한 기분으로 등록 기념식에 참석했던 대부분의 직원들이 이제는 우리사주 빚에 갖혀있다”며 “회사 담보 대출로 우리사주를 받았지만 이제는 노비문서가 되고 말았다”고 한숨지었다. 퇴사를 하고 싶어도 사주 담보대출을 갚아야 가능하기 때문에 쉽게 회사를 그만두지도 못한다는 설명이다.
코스닥 등록을 앞둔 기업의 직원들이 대박의 꿈을 갖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지금도 코스닥 심사나, 등록을 앞두고 들떠있는 기업관계자들을 적지않게 만나게 된다. 하지만 빠른 기업환경 변화와 증시 여건을 감안할 때, 매각제한 기간 1년이 가져올 변화에 대해서는 좀 더 냉정한 시각이 필요하다. 우리 기업 문화상 “나는 우리 사주를 받지 않는다”고 말하기 쉽지않은 것은 인정하지만 ‘대박’과 ‘쪽박’의 결과는 직원 개개인의 몫이라는 점은 꼭 기억해야 한다.
“각개 직원이 일을 열심히 해서 회사 가치를 높인다면 당신이 가진 우리 사주 역시 큰 득이 되어서 돌아올 것”이라는 말은 너무 정답에 가깝게 포장된 말이다. 우리 사주 역시 분명히 자기 책임이 따르는 ‘투자’인 것이다.
<디지털경제부·김승규기자 se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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