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홍콩전자전을 다녀와서

 “홍콩의 전자산업은 생동감있고 힘이 넘칩니다. 전자산업은 이제 홍콩 산업구조의 지배적인 역할을 할 것이고, 홍콩은 전세계 전자관련 무역의 중심지가 될 것입니다.”

 홍콩상공회의소 앤터니 나이팅게일이 지난 13일 열린 홍콩전자전 개막식에서 한 오프닝 연설 가운데 한 대목이다.

 홍콩전자전을 다녀간 바이어는 총 4만8200여명. 지난해 대회때 4만7200여명보다 1000여명이 더 늘었고, 이 가운데 해외 바이어는 2만6400여명으로 지난해 2만5800여명보다 2% 정도 증가하는데 그쳤다. 수치로만 볼 때 지난해 전자전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홍콩종합전시장에 마련된 7개 홀 전시장에는 연일 수만명이 넘는 바이어와 일반 관람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홍콩전자전은 특히 전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시장 진출의 관문으로 인식돼 바이어들의 관심이 많은데다 최근 중국과 홍콩간에 맺은 상호 경제 파트너십 협정(CEPA)에 따라 당장 내년부터 홍콩내 기업들은 중국수출에 무관세로 특혜를 누릴 전망이다. 이 때문인지 올해 전자전의 중국측 바이어는 7143명으로 지난해 5979명보다 20%가량 늘었다.

 홍콩무역발전국(HKTDC)은 또 지난 16일 이번 홍콩전자전을 결산하는 자리에서 올들어 지난 8월까지 홍콩의 전자제품 수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2%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홍콩전자전이 이끌어낸 성과가 아닐 수 없다.

 홍콩전자전이 이처럼 매년 성장할 수 있는 배경은 중국과의 접근성이 좋고 영어권이라는 점이다. 부러움을 살 만한 또다른 이유는 매년 전세계 전자관련 기업들의 참가신청 쇄도로 대기하는 기업이 수백여곳이나 된다는 점. 이 때문에 HKTDC는 내년부터 전자전을 4월과 10월 두차례에 걸쳐 개최하기로 했다. 또 HKTDC는 홍콩 서쪽 란타우(랍콕첵 공항 인근)에 종합전시장 별관을 짓고 있고, 현재 홍콩 북쪽 중간지점인 완차이에 위치한 종합전시장도 증설하는 방안을 홍콩정부와 협의중이다.

 거대한 중국시장을 코앞에 두고서 전자제품 무역의 중심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홍콩. 이번 전자전을 본 느낌이라면 홍콩과 비슷한 환경을 가진 우리나라도 전세계 전자시장의 중심 마켓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홍콩=정재훈 국제기획부 기자 jhoon@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