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플레이어가 100만대 시대를 맞았다. 한가지 제품만으로 100만대가 넘게 판매되는 ‘밀리언 셀러’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냅스터·소리바다 등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잇따라 제소를 당하는 등 콘텐츠 유통이 자유롭지 않았던 점을 감안하면 놀랄만한 성장이다.
특히 MP3플레이어는 종주국 한국에서는 급속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유럽 등에서는 거의 개화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단한 수준이다. 그동안 관련 기술을 꾸준히 개발하고 세계 시장을 리드해왔던 국내 MP3업체들로서는 느끼는 의미가 남다를 것이다.
하지만 최근들어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않다. 유통물량이 많아지면 그만큼 가격을 결정하기도 힘들어지고, 잘못된 유통정책으로 자기 발등을 찍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A사장은 최근 기자에게 업계의 당면 문제를 호소하는 메일을 보내왔다.
“가뜩이나 경기가 안좋은데 잘못된 가격인하로 자기 죽는줄 모르고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어 한숨만 푹푹 쉬고 있습니다.” 경쟁적 가격인하로 몸살을 앓고 있으며, 이는 곧 MP3플레이어 업계의 공멸로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의 글이었다.
사실, 최근 몇개월 사이에 플래시메모리가 부족, 128MB기준 17∼18달러 하던 것이 25∼26달러선까지 올랐지만 MP3플레이어 판매가격은 그대로, 아니 하루가 멀다하고 내려가고 있다. 256MB 메모리를 탑재한 MP3플레이어의 경우 얼마전까지만해도 20만원대의 가격을 유지했으나 지금은 16만원대 제품도 시중에 등장했다.
재료비를 비롯한 원가가 절감돼서가 아니다. 단순한 시장경쟁에 의해 한업체가 가격을 내리면, 다른 업체는 조금 더 내리고, 또 다른 업체는 이보다 조금 더 내리고….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악순환이 반복되는 구조다.
연말 성수기가 다가오면서 대량 수요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제 막 밀리언 셀러 대열에 합류한 국산 MP3플레이어가 국제 시장에서 싸구려로 전락하지 않도록 관련 업체들이 자존심을 지키길 기대한다.
<디지털산업부·박영하기자 yh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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