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U사무총장 구설수

 일본 출신으로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을 이끌고 있는 우쓰미 요시오 사무총장이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최근 스위스 한 언론은 “ITU의 자금운영이 압박을 받는 상황에서 우쓰미 총장이 재정관리를 부실하게 하고 있다”고 주장, 우쓰미 사무총장을 궁지로 몰아 넣었다.

 이번 일은 ITU가 정보통신 올림픽이라고 홍보하며 노력을 기울였던 제네바 ITU텔레콤 월드 행사가 상당수 유명기업들이 불참, 규모와 관심면에서 빛을 잃고 있는 상황에서 터져 나와 더욱 우쓰미 총장을 곤란케하고 있다.

 스위스 언론은 “우쓰미 총장이 마련한 2004∼2005년도 예산이 투명성을 결여하는 등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면서 “지난 5월 재정 개혁 상황을 감독하기 위해 설치된 이사회 감시그룹(COG)이 예산안을 거부한 것도 이 때문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포르투갈 출신인 COG의장 말을 인용, 우쓰미가 기구개혁을 제대로 추진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ITU사무국측은 “예산안 승인은 COG가 아니라, 이사회의 소관이며 지난 5월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한 것은 검토할 시간이 좀 더 필요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재정난에 대한 우쓰미 총장은 “지난 98년 미국 미니애폴리스에서 열린 전권회의에서 예산에 대한 고려없이 사업을 확대키로 결정하는 바람에 발생한 것”이라며 “이후 5년동안 회원국들의 분담금이 계속 줄어드는 바람에 예산이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ITU사무국측은 여행과 문서, 회합 축소, 이벤트 판매 강화, 인력 관리를 통해 2000∼2001년 예산에서 이미 1400만 스위스 프랑, 그리고 2002∼2003년 예산에서 1600만스위스 프랑을 절감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ITU사정을 잘아는 몇몇 소식통들은 이런 보도가 나온 것에 대해 우쓰미 총장을 흔들려는 정치적 의도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소식통들은 지난 여름 ITU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한 것도 일부 유럽 국가들의 훼방 때문이었다고 전했다. 한 소식통은 COG의 스위스인 위원인 프레데릭 릴이 우쓰미 총장에 대한 비난을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쓰미 총장은 지난 98년 사무총장에 선출됐으며 지난해 9월 145개 회원국중 123개국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재정압박 때문에 경비절감과 감원 등 인기없는 정책을 취해야만 하는 형편에 놓여 있다.

 ITU예산에 대한 승인권을 갖고 있는 이사회가 이달 말 재소집될 예정인데 이때 우쓰미 총장에 거취 문제가 다시 표면화될지 아니면 일단락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