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중독

 레퀴엠은 중독, 그것도 약물중독에 관한 영화다. 고교졸업식에 입었던 ‘빨간 드레스’를 입기 위해 다이어트에 나선 나이든 미망인이 각성제 중독으로 고통을 겪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 중독이라는 것 자체가 가진 무서움을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영화의 사례를 들지 않더라도 중독이 위험하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사실이다. 마약은 물론 도박, 담배, 술에 중독된 사람들에게 그 행위를 금지토록 하면 불안·초조·안절부절·근육피로·무력감·짜증·신경질 등 금단증상이 나타나 다른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니 두말할 나위가 없다. 뿐만 아니라 정신이 피폐해지고 건강이 악화돼 사회의 낙오자로 전락할 수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전국의 초중고생 1440명(남자 812명, 여자 628명, 초등학생 247명, 중학생 603명, 고등학생 590명)을 대상으로 했던 조사결과는 충격적이다. 인터넷을 이용하는 청소년의 60.4%가 스스로 중독됐다고 응답했다는 것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응답자 10명에 1명 꼴인 11.8%가 성과 관련된 주제의 대화방에 참여한 경험이 있고, 11.0%가 이를 통해 성매매 제안을 받아본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음란·엽기·폭력이 주제인 커뮤니티에 가입한 청소년이 2.9%, P2P 공유사이트를 통해 음란물을 접한 경우는 25.6%, 자신이 가입한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음란물을 다운로드하거나 올린 적이 있는 경우도 18.7%에 이를 정도라고 한다. 또 가출관련 사이트에 방문 또는 가입한 청소년은 19.5%, 자살 사이트 방문 경험자는 13.9%로 각각 조사됐다니 걱정이다.

 자녀들이 인터넷에 중독되지 않게 하려면 어릴 때부터 컴퓨터나 인터넷을 일정한 시간동안만 사용하도록 시간관리 능력을 길러주는 게 중요하다. 제어능력이 떨어지는 자녀들을 위해 인터넷 커뮤니티에 대한 감시 및 적절한 지도가 필요한 때다.

 박광선 논설위원 ks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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