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0시. 출근 후 한창 일에 가속도가 붙을 무렵 휴대폰 벨이 울린다. 휴대폰 액정에 표시된 발신번호를 봐도 누구인지 알 수 없다. 휴대폰 폴더를 열고 전화를 받는다. 누굴까. 잊고 지냈던 친구일까. 물론 아니다. 오전에 걸려오는 이런 전화의 대부분은 텔레마케팅 상담원이다.
오늘 아침 받은 전화도 필자가 가입한 신용카드 회사 고객센터의 상담원이다. 내용은 별 게 없다. 카드 대금 고지서를 우편으로 받지 말고 e메일로 받아보라는 것이다.
눈코 뜰새없이 바쁜 시간을 보낸 어제 오후에는 이동통신회사 상담원이 전화를 걸어왔다. 새로운 부가서비스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겠단다. 이것 역시 별로 궁금하지 않은 정보다. 며칠전 받은 요금 고지서에 동봉돼있던 판촉물과 같은 내용이다.
불시에 걸려오는 상담원들의 전화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요즘 많게는 하루에 두번, 적으면 이틀에 한번꼴로 이런 전화를 받는다. 이런 전화를 받을 때면 되도록 바쁘다고 좋은 말로 전화를 끊으려 하지만 필자와 같은 소비자가 많아서인지 상담원도 집요하게 전화를 물고 늘어진다. 이럴때 무차별적인 텔레마케팅을 기획한 상사가 잘못이지 상담원이 무슨 잘못이 있겠나 싶지만 짜증이 나는건 어쩔 수 없다. 그나마 필자가 서비스에 가입한 회사 상담원이 전화를 걸어왔을 때는 이해가 가지만 전혀 모르는 곳에서 걸려오는 전화는 황당하기 이를 데 없다. 전화번호를 어떻게 알았는지 각종 보험회사에서 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전화를 해오는 경우가 빈번하다.
비단 필자뿐만 아니라 주변의 친구들 역시 이런 성가신 전화에 시달린다고 한다. 기업에서는 이런 전화에 ‘텔레마케팅’이란 거창한 이름을 붙일지 몰라도 받는 사람 입장에선 귀찮고 성가신 일일 뿐이다. 받는 사람이 어떤 일을 하고 있을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아무 때나 전화를 걸어댄다. 특히나 바쁠 때는 이런 전화로 상당한 피해를 입는다.
수신자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전달하는 것도 아니고 업무를 방해하기까지 한다면 이런 텔레마케팅은 규제되어야 마땅하지 않을까. 마침 얼마전 신문을 보다보니 미국의 경우 이런 텔레마케팅의 피해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고 규제 방안도 마련되는 중이라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텔레마케팅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늘고 있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이에 대한 규제책의 논의는 물론 정확한 실태 조사조차도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성민경·서울시 동작구 사당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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