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CDMA 시장 패권 퀄컴-TI `힘겨루기`

 ‘퀄컴의 수성이냐 TI의 탈환이냐.’

 퀄컴의 독무대였던 CDMA에 시장에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가 도전장을 내밀면서 전운이 감돌고 있다.

 터줏대감인 퀄컴은 이미 차세대 주력을 EVDO로 선정하고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TI는 퀄컴과의 정면승부를 피해 EVDO대신 EVDV를 차세대 전략상품으로 삼아 우회공략에 나섰다.

 퀄컴은 현재 한국을 중심으로 확대일로에 있는 cdma 2000 1x EVDO 솔루션이 cdma 2000 1x EVDV보다 투입비용이 적고 기존 투자를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미 상당수의 업체들이 EVDO로 채택했다는 점도 중요한 요인이다.

 반면 TI는 차기 로드맵을 cdma 2000 1x EVDV(EVolution Data and Voice)로 가져간다는 내부 방침을 굳히고 노키아·ST마이크로 등과 연대해 국내외 이동통신사업자들을 설득하고 나섰다.

 TI는 cdma2000 1x EVDV가 채널을 데이터 패킷 위주로 규정한 EVDO와는 달리 음성과 데이터 패킷을 선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만큼 차기 CDMA는 EVDV로 가야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이와 관련, TI는 노키아, 삼성전자, LG전자 등과 함께 최근 서울에서 3GPP2(동기식 3G 이동통신 국제표준회의)가 주최한 차기 CDMA 규격회의에 참가해 cdma2000 1x EVDV의 역방향 링크 성능을 높이기 위한 링크 구조를 결정하기도 했다.

 톰 엔지버스 TI 회장은 최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EVDO는 폐쇄된 시장(closing market)을 겨냥한 퀄컴의 솔루션일 뿐”이라면서 “EVDV는 공개된 시장(open market)을 겨냥하고 있는 만큼 모두에게 유리한 측면이 많다”고 말했다.

 퀄컴은 데이터 전송속도를 높일 수 있는 HSDPA(High Speed Downlink Packet Access) 등을 적용하게 되면 굳이 EVDV로 가지 않아도 된다며 TI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다.

 그럼에도 퀄컴은 시장 표준의 변화에 대응해 cdma 2000 1x EVDV 솔루션인 MSM6700도 개발, 내년초에는 시제품을 선보일 계획일 정도로 이방인의 침범을 철저히 견제한다는 방침이다.어윈 제이콥스 퀄컴 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퀄컴은 솔루션 공급업체인 만큼 한가지 방식의 규격만 고집하지 않는다”면서 “EVDV 솔루션도 내놓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국내 휴대폰업체 한 관계자는 “퀄컴의 EVDO가 언제까지 지속될 지, 궁극적으로 EVDV로 넘어갈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면서 “TI가 퀄컴의 벽을 뚫고 얼마나 많은 통신사업자들을 끌어들이느냐에 승부가 달려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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