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송영상시장의 규모는 6조원을 상회하지만 세계 시장과 비교해 보면 3.2%에 불과하다. 더욱이 이 가운데 3개 지상파방송이 약 50%, 위성방송과 100여개 케이블 SO가 약 13%의 점유율로 시장을 나눠 갖고 있다.
또 2001년 이후 동일 지역내 복수 SO가 허용됨에 따라 SO, MSO 및 동일 지역내 중계유선까지 사업자간의 과당 출혈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그 결과, 유료 방송시장은 성장동력을 얻지 못한 채 케이블TV의 경우 월 수신료 5000원 미만의 가입자가 80%를 넘는 등 저가 시장이 고착화되 버렸다.
이처럼 국내 유료 방송시장이 충분히 성장하지 못한 상황에서 사업자간 과열경쟁이 독자 생존을 막아 산업을 공멸시킬 지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갖게 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특히 지상파의 시장독점 및 DMB(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 사업 도입으로 미래의 방송시장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이라는 점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케이블TV(SO)와 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간 활발히 논의중인 ‘디지털 SCN사업’은 이미 디지털화된 위성방송과 전국에 구축된 케이블망을 결합, 양 매체의 기존 방송서비스와 케이블 VOD(주문형비디오) 등 부가서비스를 통합단말기(STB)를 통해 가입자에게 동시에 제공하는 대표적 방송통신융합 협력모델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협력은 경쟁관계인 양 매체가 자유의사에 따라 방송시장 정상화를 위해 방송계 최초로 손을 잡고 상생의 방안을 마련해 새로운 방송시장을 창출하겠다는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데 매우 의미가 있다.
이를 통해 양 매체는 △경쟁주체간 과당경쟁 지양 △협업 및 선의의 경쟁관계로 전환 △유료방송시장의 규모 확대 △제 값 받는 방송시장 형성 △시청자의 매체 선택권 및 시청 편익성 확대 △저가 위주의 왜곡된 방송시장 정상화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의 시장 확대 △HDTV 확산 및 방송산업의 디지털 전환 촉진 등의 성과를 거둘 것이다. 또 이를 통해 케이블·PP·위성방송사·시청자가 득을 보는 것은 물론 산업계 분야에 걸쳐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방송 전문가들의 주론이다. 유관 정부부처 또한 취지와 효과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협력이 그간 치열한 경쟁관계의 사업자 관계를 협력체제로 대전환한다는 의미를 갖는 만큼 사업자간 넘어야 할 이해관계와 관련법상 부분적 개정도 필요하다. 사업자·정책기관·시청자 등 모든 이해당사자들의 가슴을 연 대화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디지털 TV·방송’은 정부가 선정한 차세대 성장동력 10대 산업 가운데에서도 첫 손가락에 꼽히는 산업으로 국내 경제에 미치는 엄청난 부가효과가 기대된다.
따라서 방송산업 활성화 차원에서 디지털 멀티미디어의 핵심 매체인 위성방송과 케이블TV의 과당경쟁구도가 협력을 통한 선의의 경쟁구도로 전환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아낌없는 정책지원 내지 중재가 절실하다.
일본은 위성방송사업자인 스카이퍼펙TV는 자회사인 옵티캐스트를 통해 케이블TV 사업자들과 함께 한국과 같은 디지털SCN을 추진하고 있으며 연말이면 본격적인 서비스가 제공된다.
일본 정부는 기존의 아날로그 SCN사업을 통해서는 디지털화 촉진에 실패한 경험을 토대로 디지털 SCN사업이 방송시장의 디지털화를 촉진시키는 촉매제로서의 역할을 하기를 기대하며 시장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 대신 사업자의 자율적 합의에 맡기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에서도 이와 유사한 제휴모델이 이미 시행되고 있어 위성방송과 케이블TV간의 사업적·기술적 협력모델이 사업환경이 상이한 세계 각국에서 자국의 환경에 맞게 적용되고 있는 있음을 알 수 있다.
차세대 성장동력인 디지털 방송시장의 활성화 차원에서 케이블-위성간 디지털 SCN사업 협력방안에 대해 관련된 규제 및 허가기관은 디지털 방송환경에 걸맞는 미래지향적이며, 방송산업과 시청자 이익 확대에 초점을 맞춘 거시적인 정책적 접근을 취해야할 것이다.
◆문대현 한국디지털위성방송 마케팅본부장 daalmaji@sky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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