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플라이 박철우 사장 dragon@dragonflygame.com
게임은 문화산업이고 각 나라마다 고유의 문화가 있기에 나라마다 선호하는 게임의 색깔이 존재한다. 즉 다양한 장르의 게임이 세계 곳곳에서 출시되고 있지만 그나라 문화에 부합되는 게임이 유저들에게 더욱 인기를 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예를 들어보자. 과거 오락실 아케이드게임의 경우 국내 유저들은 빠른 손놀림과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게임을 선호하였으며 대전격투게임에 관해서는 전세계 넘버원을 달리는 실력을 보여주었다. 국내 유저들은 손기술과 즉각적인 반응, 그리고 상대방을 제압하는 게임을 강하게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PC 패키지게임에서도 그 예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대표적인 게임이 바로 ‘스타크래프트’다.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들이 보여주는 가히 경지에 도달한 손놀림과 즉각적인 판단력, 그리고 빠른 게임 진행에 유저들은 환호를 보내주고 있다. 롤플레잉게임(RPG) 장르도 초기에는 액션감이나 역동성이 약해 대중적인 게임장르에 근접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디아블로’의 등장으로 RPG 장르의 게임이 대중화되고 그와 비슷한 장르의 게임들이 인기를 얻게 되었는데, 그 역시 분석해보면 ‘디아블로’는 자신이 입력한대로 바로 반응하고 속도감있는 진행이 가능한 게임이었다는 점이 주 요인이다. 위의 예를 통해 우리는 우리나라 문화에 부합할 수 있는 게임 장르가 무엇인지를 지각할 수 있으리라 본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서비스되는 대부분의 온라인게임은 RPG 장르의 성향을 보인다. 그렇다면 RPG 장르만이 우리나라 게임문화에 부합되고 국내 유저들은 RPG 장르만을 선호한다는 결론을 내려야만 하는가?
아케이드게임은 액션, PC 패키지게임은 전략, 온라인게임은 RPG라는 플랫폼에 따라 특정 장르가 유저들의 인기를 끈다고 단정한다면 개발사들은 스스로 게임의 생명을 단축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PC 패키지게임 시장에서 인기를 끈 게임 장르는 온라인게임의 인기 장르로 충분히 부활할 수 있다. 온라인게임이 국내에서 활성화된 지는 불과 2∼3년으로 초기에 RPG가 인기를 끌었다고 해서 온라인게임은 RPG 장르만이 성공할 수 있으며 향후의 온라인게임시장이 RPG 장르만으로 형성된다고 보기에는 우리는 게임시장을 너무도 안이하게 판단하고 각고의 노력 없이 성과를 바라는 모양새가 될 것이다.
유저들은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온라인게임 장르가 없기에 RPG를 하는 것이지 유저들이 RPG만을 한다고 결론지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 예로 최근에 몇몇 개발사에서 탈 RPG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1인칭 슈팅게임(FPS) 장르의 게임은 유저들로부터 기존 RPG에 버금가는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개발사와 유통사들은 여전히 RPG를 선호한다. RPG가 성공이 검증된 수익모델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회사는 이익창출이라는 생존과 직결된 문제 때문에 시장에 도전하기보다는 시장에서 즉각적으로 수용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장르, 이를테면 RPG에 집착해야 하는 불가피성이 있을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장르의 게임을 개발하고 도전할 때는 장르마다 적정한 수익모델을 창출하고 이를 실현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쉬운 일은 아니다. 게임회사는 이런 어려운 과제를 짊어지고 있으며 이를 위해서는 더욱 치밀하고 과학적인 시장 및 유저 분석을 실행해야 한다. 더불어 게임의 재미와 함께 거부감이 없는 수익모델을 갖춘다면 그 게임은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밑받침을 갖춘 것이며 성공적이고 효과적인 마케팅이 결합된다면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에 접어들 수 있다.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개발한다는 것은 게임 유저층을 더욱 크게 늘리고 갈수록 경쟁이 심화되는 세계 게임시장에서 생존력과 우위점을 확보할 수 있는 경쟁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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