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버그 퇴치 전문가 스리바스타바

 작년 봄 가구회사인 허먼밀러의 홈페이지에는 이상한 일이 발생했다. 분기 실적 대신 성경에 나오는 골리앗을 쓰러뜨린 다윗의 슬픈 얼굴 화면이 떠 있던 것. 이 회사 최고 컴퓨터 보안책임자 자데니스 피슬리는 ‘사이트가 해킹 당했구나’하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은 해킹이 아니라 마이크로소프트(MS)의 파워포인트 소프트웨어에 문제가 있어서 발생한 해프닝이었다.

 소프트웨어 바이러스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MS는 작년만 해도 패치(보안 보완 소프트웨어)를 72개나 발행했다.

 MS 연구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아미타브 스리바스타바(46)는 MS의 가장 큰 ‘적’인 소프트웨어 버그 퇴치 전문가다.

 미국 표준·기술연구소에 따르면 소프트웨어 버그로 인한 피해가 매년 약 380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세계 데스크톱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는 윈도는 약 5000만 라인의 코드를 갖고 있는데 여기에 새로운 버전이 발표될 때마다 코드 라인이 20%씩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버그가 없는 깨끗한 윈도 코드를 갖기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인데 스리바스타바는 이러한 불가능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버그없는 윈도를 위해 개발자들을 위해 버그 테스트 기기인 ‘PRE패스트(PREfast)’와 마젤란(Magellan)이라는 데이터베이스를 개발, 개발자들의 버그 퇴치 시간을 혁신적으로 줄여 MS내에서 화제를 불러 모았다.

 인도에서 20년전 미국으로 건너와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에서 처음으로 경력을 쌓은 그는 지난 1997년부터 MS에서 일하고 있는데 이 버그 퇴치 솔루션 때문에 빌 게이츠 회장으로부터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칭찬을 받기도 했다.

 그가 개발한 솔루션은 MS가 최근 선보인 윈도서버2003에서 처음으로 적용됐는데 스리바스타바는 “수백만개의 버그 중 내가 개발한 솔루션은 아직 12% 밖에 발견하지 못했다”며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 눈에 의존하지 않고 버그 발견 작업을 완전히 자동화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소프트웨어 결함을 일컫는 버그라는 말은 지난 1945년 하버드대에서 마크(Mark)Ⅱ라는 컴퓨터로 프로그램을 개발하던 중 모기가 이 컴퓨터에 들어와 오작동을 유발시킨 데서 비롯됐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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