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특허출원 보정때 주의사항

◆김영동 법무법인 세창 변리사 ydkim@sechanglaw.com

　특허출원시 주의해야 할 사항을 가상사례를 들어 살펴본다. 의료장비를 연구개발하는 C사는 최근 한 의료장비의 연구개발을 완료하고 곧 그 제품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C사는 몇 가지 수학식의 조합을 그 의료장비의 제어 프로세스에 적용한 결과 그 의료장비의 성능이 눈에 띄게 향상됨을 알아내고 그 기술에 대해 특허출원을 했다.

　그러나 C사는 특허출원 명세서에 그 기술을 상세히 설명할 때 중요한 수학식 몇 개를 잘못 기재했다. 이 수학식은 의도하는 목적을 전혀 달성할 수 없는 것이었다. 또한 C사는 이 특허출원에 대한 출원공개가 있은 후 최근에 특허청 심사관으로부터 그러한 사실을 지적하면서 특허를 받을 수 없다는 거절이유통지를 받았다.

　C사는 이 거절이유통지에 대해 대응할 때 또 다른 잘못을 범했다.

　즉 최초 특허출원 명세서에 잘못 기재된 수학식을 올바른 수학식으로 정정하는 보정서를 제출한 것이다. 이 보정서는 특허청이 정당한 것으로 인정할 수 없는 것이고 결과적으로 아무런 대가없이 자신의 발명을 스스로 공개한 꼴이 되고 말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C사는 최초 출원시에 특허출원 명세서를 올바르게 작성해야 했고 또한 심사관의 거절이유통지를 받았을 때 그 거절이유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에 관한 충분한 법률적 검토를 했어야 했다.

　특허출원인은 소정 양식의 특허출원서를 특허청에 제출해야 하고 특허출원서에는 발명의 내용을 상세하게 기재한 명세서 등을 첨부해야 한다. 명세서에는 그 발명이 속하는 기술분야에서 통상의 지식을 가진 자가 용이하게 실시할 수 있을 정도로 그 발명의 목적, 구성 및 효과를 기재해야 한다. C사의 사례를 보면 잘못된 수학식을 사용하는 제어 프로세스로는 의도하는 목적을 달성할 수 없으므로 결국 그 발명은 실시할 수 없는 것이 되어 특허등록이 허여되지 않는다.

　한편 출원인은 거절이유통지에 대한 의견서 제출기간 내, 또는 그밖에 기간 내에 출원서에 첨부된 명세서 또는 도면을 보정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보정은 출원서에 최초로 첨부된 명세서 또는 도면에 기재된 사항의 범위 내일 때에만 인정된다. C사의 사례에서 C사의 보정은 잘못된 수학식을 최초 명세서에 기재된 바가 없는 올바른 수학식으로 정정하는 것이어서 새로운 사항을 추가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심사관은 보정을 이유로 C사의 특허출원을 거절할 것이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특허출원에 관한 출원포대 복사신청을 출원공개 후에는 누구나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출원포대란 출원서·명세서·보정서·의견서 등 특허출원과 관련하여 특허청에 제출된 일체의 서류의 묶음을 말한다. 출원공개 후에 누구나 출원포대 복사신청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그 특허출원과 관련하여 제출된 서류에 기재된 내용이 일반에 공개된 상태라는 것을 의미하며 그러한 서류에 기재된 내용과 동일한 발명 및 그러한 서류에 기재된 내용으로부터 쉽게 유추되는 진보성이 없는 발명은 특허받을 수 없음을 의미한다.

　C사의 사례에서, C사의 최초 특허출원은 잘못된 수학식을 사용하는 의료장비의 제어방법(‘최초 발명’)에 관한 것이고 이 발명은 출원공개시에 공개되었다. 그러나 올바른 수학식을 사용하는 의료장비의 제어방법(‘정정된 발명’)은 최초 출원의 출원공개시에는 일반에게 알려지지 않은 신규 발명이었다. 그런데 C사가 보정서를 제출함에 따라 그 보정서를 일반인이 열람할 수 있게 되어 그 정정된 발명은 신규성을 상실하게 되었다. 따라서 스스로의 잘못으로 자신의 발명을 아무런 대가없이 공개한 꼴이 되고 말았다.

　위와 같은 법률적 상황을 고려한다면 C사는 정정된 발명에 대해서는 보정서 제출 전에 별도로 특허출원을 했어야 했다. 그럴 경우, 보정서 제출에 의한 정정된 발명의 공개 및 보정의 불인정으로 인하여 특허를 받지 못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특허출원에 관한 자료를 출원공개 후에는 누구나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특허청 실무에서는 특허출원 보정에 따른 책임은 전적으로 출원인에게 지워지고 있으므로 출원인은 명세서의 보정시에 최초 명세서에 기재되지 않은 신규 사항이 포함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특히 위와 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