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진팀장 한국무역협회 e트레이드팀
요즈음 외국에서 전쟁과 사스(SARS)로 많은 사람들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생각나는 구절이 하나 있다. ‘기쁨을 나누면 배가 되고 슬픔을 나누면 반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은 우리가 느끼지 못할 정도로 너무 빨리 변하고 있어 ‘더불어 살아야 한다’는 아주 쉬운 진리도 쉽게 버린 것이 아닌지 되새기고 싶다. 참여정부가 출범한 후 문화도 빨리 바뀌어 가고 있는 것 같다. 토론문화의 확산과 시민이 참여하는 정치가 바로 그것이다. 참여라는 말을 한마디로 알기 쉽게 표현한다면 ‘함께 해요’가 아닐까. 함께 한다는 것은 우리가 바라는 공동의 목표를 만들고 이를 더불어 완성해가는 과정일 것이다. 그야말로 이보다 더 좋은 모습이 지구상에 또 있을까.
이미 인터넷이 폭발적으로 사용되면서 전쟁도 사스도 없는 사이버 공간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10∼20대들은 오히려 사이버 공간에서 함께 하는 생활을 더 만끽하고 있고, 때로는 사이버 공간은 없어서는 안될 영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함께 하는 방식이 과거와 다른 모습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외국과 거래를 하는 ‘무역’이라는 세상도 크게 변하고 있다. 무역이 경제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는 것은 외환 위기를 딛고 일어선 능히 국민이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무역을 하는 방식이 사이버 공간에서 다른 나라 사람들과 함께 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전문용어로 ‘전자무역(e-Trade)’이라고 부르는데 모든 말 앞에 ‘e’가 붙으면 컴퓨터, 시스템 등 전산용어를 먼저 떠올리는 실수를 범하기가 쉽다. 본래의 목적은 무역이고 그 무역을 하기 위한 수단이 바로 ‘e’ 즉, 함께 하는 도구인 것이다.
자칫 ‘e’라는 도구에 얽매여 이를 개발하는데 온 힘을 쏟는다면 우리가 가고자 하는 무역강국이라는 목표는 어디론가 사라지게 되고, 생각지 않은 방향으로 갈 수 있다. 단지 개발하는데 치중하지 말고 그 도구를 수단으로 무역업무에 잘 적용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IT시대에 끊임없이 다가오는 새로운 도구를 무시하라는 말은 아니다. 21세기는 정보시대인 만큼 디지털 트렌드를 면밀히 주시하고 이를 지배하여 최대한 무역업무에 활용함으로써 본래 우리가 이루려고 했던 무역강국 ‘e코리아’를 달성해야 한다.
이러한 예는 과거 역사에서 찾아볼 수 있다. 칭기즈칸이 1백만명의 군사로 1억명을 지배하고 777만평방킬로미터의 광활한 면적을 정복했다고 한다. 그 이면에는 ‘보르츠(육포)’라고 하는 군용식량을 개발하여 군사의 기동성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역참제도를 시행하여 그 넓은 영역을 상호 연결하였다. 현대적 의미로 ‘모바일’과 ‘네트워킹’이라는 혁신적인 도구를 동시에 이용하였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더욱이 칭기즈칸은 다른 민족을 정복한 후 열린인사와 종교개방으로 타 민족을 중용함으로써 더불어 살아가는 ‘함께 해요’라는 정신도 바탕에 두고 있다. 다시 말해 이 예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시대에 맞는 도구를 잘 활용함과 동시에 상호 네트워킹을 통하여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추구해야 해야 한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이제 무역도 사이버 공간에서 함께 하는 전자무역으로 조속히 전환되어야 한다. 디지털시대가 새롭게 제공되고 있는 우수한 기술적 도구들을 남의 것으로만 취급하지 말고 자기의 것으로 소화하여 무역업무의 처리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도구들이 잘 활용되기 위해서는 과거 수년간 누려왔던 습관을 스스로 고치지 않으면 그 효과를 발휘할 수 없을 것이다. 무역의 범주에는 무역업체, 선사(포워더), 은행, 세관, 보험사 등 없어서는 안될 다양한 매개체들이 개입하고 있다. 어느 한 곳이 모든 무역프로세스를 바꾼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모두 함께 힘을 모아 사이버 세상에 맞게 고쳐 나가지 않으면 빛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다. 더구나 무역을 국가 제일의 경제정책으로 삼고 있는 정부도 참여정부의 정신을 받들어 국가 차원에서 함께 헤쳐나가는 운동을 벌여야 할 때다.
“전자무역, 우리 모두 함께 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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