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나 MP3플레이어, 알고 보면 동작원리가 매우 쉽습니다. 한번 직접 만들어 보세요.”
웨이비사운드(http://www.wavysound.com)의 제갈혁 기술개발담당 사장(31)은 전자·전기 실습키트를 고안해 최근 화제로 떠오른 인물이다. 그가 고안해 만든 상품은 소형 LCD TV를 비롯, MP3플레이어, 메모리카드 리더 등을 포함, 5∼6종에 이른다. 필요한 부품과 설계도를 제공해 매뉴얼을 따라하는 것만으로 비전문가들도 원리를 이해하면서 만들 수 있게 한 제품들이다.
“처음에는 이공계 학생들에게 직접 하드웨어를 제작해볼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의도에서 제품을 고안했습니다. 스스로 TV나 MP3플레이어 등을 만들어봄으로써 학교에서 배운 이론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였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마이크로마우스에 관심을 갖고 있던 제갈 사장은 고등학교시절 마이크로마우스 대회에서 입상, 포스데이타 연구소에 특채되면서 이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게 됐다. 자신이 개발자였기 때문에 부품 확보는 물론 참고할 만한 서적이나 교재가 없다는 현실을 뼈저리게 느꼈고 공학도를 위한 실습교재를 한번 만들어보자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 셈이다.
그가 내놓은 제품들은 현재 특정한 오프라인 매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인터넷을 통해 입소문이 나면서 제품이 날개돋친 듯 팔리고 있다. 고객들 중에는 학생들은 물론 모 대기업 비서실 직원에서 아이 교육을 빙자한 피터팬족들도 상당수에 이른다고 제갈 사장은 자랑한다. “기성제품에 비해 투박할지는 모르지만 TV나 MP3플레이어를 스스로 만들어본다는 만족감 때문에 이런 제품들을 찾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한마디로 경제적 여건이 개선되면서 취미차원에서 개성과 자기만족에 대한 욕구를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제갈 사장은 네티즌들의 관심은 좋지만 전자키트 부문의 지나친 상업화에 대해서는 부담을 느끼고 있다.
“원래 웨이비사운드는 전자악기와 PDA 개발을 손쉽게 할 수 있는 스트롱암 코어 모듈(반제품)로 개발자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회사입니다. 개발자들을 위한 코어기술을 제공한다는 설립취지를 살리는 한편 전자악기 부문에서 자사브랜드로 우뚝서는 기업을 만들고 싶습니다.”
이 회사가 차기제품으로 일반 어댑터에 연결해 사용할 수 있는 개발자용 파워서플라이를 내놓으려는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다.
조만간 MP3플레이어처럼 인터넷상의 수많은 플래시파일을 재생할 수 있는 일종의 멀티미디어단말기인 ‘플래시 플레이’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힌 제갈 사장은 “교육과 광고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며 “앞으로도 세련되지는 않지만 산업에 보탬이 되는 제품 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규태기자 kt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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