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현재보다 나라의 먼 장래가 중요

 시부모를 모시고 살림을 하는 맏며느리는 인기가 없다. 잘하면 지극히 당연한 것이고 못하면 욕만 먹는다. 따로 사는 동서들은 가끔 들르니 잘할 수도 있고 형님 잘못한다고 비판할 수도 있다. 이것이 주인과 손님의 극명한 차이다. 나라살림을 하는 정부도 마찬가지다. 잘해야 당장은 칭찬이 없고 잘못하면 야당과 언론이 비판만 한다. 때문에 주인인 정부는 인기보다 국가의 먼 장래를 먼저 생각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만약 먼 장래를 위한 노력이 오늘 잘 살기 위한 노력보다 못하다면 분명 손님이다. 20세기 중반까지 손꼽히던 경제대국 아르헨티나는 인기정책만 남발하다 나라경제가 파탄났다. 풍부한 농업자원과 광활한 영토를 갖고 있던 나라였지만 근시안적인 정책으로 아직까지도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나라를 이끄는 경제당국자들의 의지와 사명감이 없다면 다수의 국민이 엄청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이는 IMF 외환위기를 겪었던 우리에게도 중요한 교훈이다.

 오늘을 잘 살기 위한 노력보다 국가 백년대계를 생각하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 오늘은 인기가 없지만 나라의 먼 장래를 위한 노력을 후세 사가들은 높이 평가할 것이다. 명분과 실리의 조화 속에서 국익을 우선하는 지혜는 그 무엇 못지 않게 중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세계적인 반전여론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전쟁에 우리정부가 파병을 결정한 것은 국익우선의 원칙에 충실한 결정이라고 생각한다. ‘힘이 곧 정의’인 오늘날 국제사회의 냉엄한 현실에서 대미관계도 평등보다 실리가 중요하다고 본다.

 미국과 대등한 국력이 전제되지 않는 대미평등 주장은 국익에 조금도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본다. 더욱이 방위력의 상당부분을 미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렇다. 이라크전쟁이 끝나면 북한 핵문제가 세계적으로 초미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라고 한다. 전쟁의 상황에 따라 북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이 달라질 것이라는 의견도 있지만 그것이 ‘행동’으로 이어지든, 대화로 풀리든 한국과 미국의 공조는 불가피한 현실로 보인다. 때문에 미국과의 실리를 추구하는 솔로몬의 지혜가 절실하다. 자원빈국인 대한민국이 세계 과학기술의 요람이 되고 경제 부국이 되면서 자주국방 능력을 갖추면 대미평등도 실현될 수 있고 우리의 주장이 곧 정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현재보다 나라의 먼 장래가 중요하며 경제·교육·정치 모든 면에서 장기적인 안목과 계획이 필요하다.

 김병연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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