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사람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우물안 개구리인 한국 벤처캐피털의 선봉에 선 한국기술투자의 신임 미국지사장 한숙자 이사(46). 그녀는 미국에서도 성공한 한국계, 아니 아시아계 여성으로 꼽힌다.
지난 78년 미국 유학길에 오른 그녀는 유타대에서 지리학 석사,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컴퓨터공학 석사 학위를 받고 87년 애플컴퓨터에 입사했다. 아시아계 여성 엔지니어가 전무했던 80년대 중반부터 그녀는 애플컴퓨터에서 주요 소프트웨어의 연구·개발을 주도하며 시니어 엔지니어 자리에까지 올랐다. 이후 ‘Wall Data, Inc.’ ‘Net Manage, Inc.’ ‘Mercantec, Inc.’ ‘Pensare, Inc.’ 등의 미국기업을 거치며 부사장까지 됐다.
인생의 성공은 죽음을 맞아 자신의 인생을 돌아봤을 때 ‘잘 살았다’고 스스로가 말할 수 있으면 된다는 생각에서 그녀는 항상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했다. 그런 모습이 현재의 위치를 만들었다.
그녀는 애플 재직시 회사의 지원으로 캘리포니아주립대에서 MBA 학위까지 취득, 엔지니어로서 경영까지 겸비할 수 있게 된다. 정통 벤처캐피털리스트로서의 기본 자질을 갖추게 된 셈이다.
이후 SK글로벌과의 짧은 인연을 거쳐 그녀는 현재 실리콘밸리의 유일한 한국계 벤처캐피털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현재 한 이사는 1억달러 규모의 글로벌 펀드 결성을 추진하고 있다. 다음달부터 레이징에 들어갈 이번 펀드는 한국기술투자의 세계화 프로젝트 중 핵심이 될 전망이다.
이 펀드는 벤처투자·인수합병(M&A)·구조조정 등을 포괄하는 진정한 프라이빗 에쿼티 펀드를 목표로 만들고 있다. 이를 위해 펀드 운용 거점도 미국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투자대상도 한국내 유망 기업은 물론 전세계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할 생각이다. 물론 아직 국내 벤처캐피털들이 시도하지 못했던 부분이지만 처음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만큼 성공적인 결과물을 만들겠다는 것이 한 이사의 다짐이다.
“도전하지 않으면 자신의 한계를 알지 못합니다. 시도하지 않으면 실패도 없겠지만 물론 성공도 없겠지요.”
지금까지의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벤처캐피털리스트라는 또 다른 도전을 찾아 나선 이유에 대한 그녀의 답변이다.
<글=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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