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부·성호철기자 hcsung@etnews.co.kr
지난 15일 10시 일본 도쿄 신주쿠 빅카메라 앞.
오랜 만에 휴대폰 매장에 30여명의 대열이 생겼다. NTT 도코모의 3세대(3G) 이동전화서비스 ‘포마’의 신기종을 사기 위한 행렬이었다. 빅카메라는 우리의 전자랜드에 해당하는 전자양판점이다. 이 광경을 니혼게이자이신문이 ‘포마 부활 징후’란 제목으로 보도했다.
같은 날 닛칸고교신문은 ‘도코모, 올해 3G 가입자 목표 달성 불투명’으로 달았다. 이 같은 시각의 차이가 바로 세계 첫 3G, 포마의 현위치다.
도코모는 애초 3G를 개시하면서 2∼3년 내 600만 가입자를 확보해 이참에 세계시장을 이끌겠다고 어깨를 폈다. 우선 2003년 3월까지 138만 가입자를 확보한다고 했다. 하지만 고전을 거듭, 지난해 가을 목표치를 32만명으로 낮췄다. 이제 성적표를 받아야 할 3월이다.
다치가와 게이지 도코모 사장은 “가입자가 15일 현재 22만이다. (목표 달성 여부는)15일 새로 발매한 P2102V가 어느 정도 팔리느냐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1년 넘게 겨우 22만대를 판 포마가 보름을 남기고 10만대나 팔릴지는 당연한 의문이다. 하지만 희망도 보인다. 지난 1월 말 투입한 2개 신기종으로 2월 가입자가 3만7000명에 달했다. 세간에 파다한 가입자가 줄고 있다는 소문을 잠재웠다. 게다가 이번 신기종 P2102V의 첫 출하물량 8000∼1만대가 3일새 다 팔려나갔다. 파나소닉모바일이 만든 신기종은 그간 포마의 최대 약점으로 꼽히던 전지 지속시간이 현행 2배에 달하는 250시간이다. 가격도 3만엔(약 30만원)으로 경쟁력을 갖췄다. 따라서 막판 세몰이가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도코모 측은 “이번에 목표를 달성하느냐 여부는 그리 중요치 않다. 단지 통과점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도코모는 2003년이야말로 ‘포마의 해’가 될 것으로 자신한다.
최근 포마에 대한 우리의 관심이 줄어든 듯하다. 하지만 포마는 첫 3G이기에 실패하든 성공하든 우리로서는 배울 점이 많다. 좋은 ‘타산지석’을 계속 곁에 두고 많은 정보를 얻는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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