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애니업계의 기대와 우려

◆문화산업부·김준배기자 joon@etnews.co.kr

 국산 극장용 애니메이션 두 편이 우연찮게도 오는 4월25일 국내 극장가에 동시에 걸린다.

 ‘마리이야기’가 지난해 1월11일 엄청난 스포트라이트속에 개봉됐다가 조용히 막을 내린 이후 무려 1년 3개월여 만이다.

 이번에 걸린 두 편의 애니메이션은 대조적이다. 한 편은 정부를 비롯해 대기업들이 마케팅을 포함, 총제작비로 126억원을 쏟아부은 블록버스터 ‘원더풀데이즈’다. 또 다른 한 편은 제작비 15억원 내외가 투입된 작품 ‘오세암’이다.

 대조적인 두 작품의 개봉일자가 확정되자 애니메이션 업계를 비롯, 애니메이션 산업육성을 위해 적극 나서고 있는 정부기관 등이 술렁거리고 있다. 두 작품 가운데 최소 한 편만이라도 기대에 육박하는 실적을 올려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이다.

 두 작품은 본의아니게 1년여 만에 개봉된 작품들이라서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이 홀로서기를 할 수 있느냐의 여부를 판가름하는 시금석이 되고 있다.

 지난해 초 개봉된 마리이야기가 전국적으로 10만명을 약간 넘는 초라한 결과를 기록하면서 창투업계에서는 애니메이션의 수익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투자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다. 더구나 극장가에서도 ‘국산 애니메이션은 안된다’며 찬밥 대접을 받고 있다.

 실제로 마리이야기 이후 연달아 개봉될 예정이었던 작품들이 펀딩과 극장을 잡는 데 실패한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에 모 창투사는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 애니메이션 업체를 만나주는 것만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다행히 이번에 걸릴 두 작품은 작품성뿐만 아니라 관객동원에도 어느 정도 자신할 수 있다. 배급사들도 기대 이상이라며 각각 200군데와 100군데 이상의 극장을 잡겠다고 한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성공사례를 만들기 위해 두 작품의 제작사들은 3년 이상의 긴 세월 동안 피나는 노력을 작품에 쏟아부었다. 한국 애니메이션의 부흥은 이제 관객들의 몫이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