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전쟁 위기로 에너지 수급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민간기업의 에너지 절약형 설비 교체를 지원할 에너지절약기업(ESCO:Energy Service Company) 자금 대출금리가 너무 높아 정부의 에너지 절감정책과 모순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2일 ESCO업계에 따르면 에너지관리공단은 올 1분기 ESCO사업에 지원할 정부융자금리를 지난해와 같은 5.2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회사채금리가 5.45%까지 떨어졌다는 점에서 ESCO 금리와 시중 실세금리의 차이가 거의 없어진 상황이다.
업계는 그러나 “민간기업이 에너지 절약설비에 투자할 때 시중금리보다 유리한 상환조건으로 정부자금을 지원하는 것이 ESCO사업의 핵심”이라며 “금리를 낮추지 않을 경우 올해 ESCO사업에 심각한 차질이 예상된다”고 우려하고 있다.
삼성에버랜드의 관계자는 “신용도가 높은 5대 그룹 계열사의 경우 은행에서 금리 4%대 융자도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에너지 설비투자를 ESCO 자금에 의존할 이유가 없어졌다”면서 ESCO사업이 고객사에 실질적 이득을 주려면 금리를 최소 5% 이하로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에너지공단과 산자부측은 올들어 ESCO 금리의 이점이 상쇄된 상황은 이해하지만, 당장 정부 에너지 자금의 대출금리를 낮추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올 겨울 전력수요가 여름 수준에 육박하고 차량 10부제 운행까지 거론될 정도로 국가 차원의 에너지 절감대책이 시급한 상황에서 정부가 에너지 절약사업 위축을 방치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배일한기자 bailh@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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