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중국에서의 현지화

  중국시장을 향한 국내 대기업들의 대규모 자본투자를 동반한 현지진출이 가속화되고 있다. 여기에 IT분야를 중심으로 한 국내 벤처들의 중국시장 타진도 줄을 잇고 있다. 이들 모두가 너나없이 중국시장의 ‘현지화’를 내세우며 최근 2∼3년간 현지법인 설립과 파트너 제휴 소식을 국내에 알려왔다.

 하지만 국내 벤처들의 중국 현지화는 여전히 많은 어려움에 봉착하고 있는 듯하다. 당초 생각과 달리 낮은 국가 브랜드 인지도, 고급인력 확보의 어려움, 원천기술 부재 등으로 많은 기업들이 지사철수 및 축소에 나서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중국고객들의 입맛은 더욱 고급화되고 있다. 우연히 중국에서 스위스의 세계적인 시계 제조업체가 중국시장 진출을 기념해 개최한 행사에 참가하게 됐다. 이날 행사에서 해당업체 임원의 개회사 첫마디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젠 중국 소비자들은 고품질의 제품을 만나야 합니다.” 이 말로 시작된 행사는 시종일관 화려한 무대 퍼포먼스로 중국 고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중국시장은 포화된 국내시장의 새로운 탈출구나 저가전략이 먹혀드는 시장과는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이런 중국의 변화를 맞아 우리 업체들이 추진해야 할 현지화는 뭘까. 현지에서 만난 국내 한 벤처기업의 중국 법인장은 “현지인력을 통한 영업성과를 늘려가면서 이미 고용한 인력을 보다 나은 인력으로 대체, 조직 전체의 질을 높이는 방안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또 본사로부터 소스코드를 넘겨받아 공개하면서 현지 고객에 대한 최적화 작업과 사후서비스를 강화해갔다. 이 방식이 성과를 거두며 그는 올해 손익분기점(BEP)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이어 이제 현지화의 발판을 마련한 것같다고 자평했다.

 중국을 겨냥한 국내 업체들의 행렬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다만 중국시장이 고급화되고 있고 철저한 자유경쟁 패러다임으로 이동하고 있는 만큼 이를 수용할 있는 현지화 전략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만리장성을 넘기란 여전히 힘든 일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정환기자 vict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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