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주 웹젠 사장 max7@webzen.co.kr
아이템 현금거래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이에 대해 많은 주장이 나오고 있다. 심지어 성공을 위해 개발사에서 조장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이번에 웹젠이 아이템 현금거래 사이트를 상대로 벌인 법적대응을 두고도 ‘눈 가리고 아웅한다’는 식으로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이들이 있어 상당히 당혹스러울 때가 많다.
온라인 롤플레잉게임에서 캐릭터와 아이템은 게이머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동시에 목적의식을 갖게 한다. 다수의 온라인 게임이 게이머들에게 재미를 주기 위해 캐릭터 육성과 아이템 등의 시스템을 도입, 서비스하고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게임 안에서 이뤄져야만 하는 것이다.
만약 게임개발자들이 미리 아이템 현금거래를 염두에 두고 게임을 개발한다면 안정적인 수익모델을 위해 아이템 현금거래시스템을 자체적으로 도입하는 방법도 가능하다. 하지만 이 같은 방법을 동원한 개발사는 하나도 없다.
즐거움을 주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 개발자의 한 사람으로서 개발사가 아이템 현금거래를 조장하고 있지 않느냐는 유도심문식 질문에 큰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특히 아이템 현금거래를 이슈화하려는 몇몇 여론에서 남이 게임을 돈을 벌기 위해 즐기든, 게임 그 자체를 즐기든 상관하지 마라는 식의 의견을 낼 때는 더욱 놀라게 된다.
한 조사에 따르면 25% 정도의 게이머들이 아이템 현금거래를 한다고 한다. 이들 25%에게 몇 차례 아이템 거래의 부당성을 주장하고 호소해봤지만 돌아온 것은 냉담한 반응뿐이었다. 올바르게 게임을 즐기며 온라인 사회를 건전하게 이끌어나가는 75%의 게이머에게 호소하고 싶다. 아이템 현금거래 반대를 외치는 것은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숨쉬고 있는 사회를 건전하게 하는 것이며 나아가 유지하려는 방편이라는 것을….
정당하게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이 정당한 몫을 찾기 위해 큰 목소리를 한 번 내지르자 말하고 싶다. 특히 건전한 온라인 게임을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구성원인 게이머들의 힘이 가장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그동안 서비스를 통해 뼈저리게 느껴왔다.
아이템 현금거래 사이트에서는 산업의 한 부분으로 인정해달라, 자신들의 존재가 게이머와 게임회사에 도움을 준다고 주장하지만 억측에 지나지 않는 것임을 알아줬으면 한다. 자신들의 존재 자체를 게이머와 게임회사에 돌리는데 우리는 단 한번도 아이템 현금거래 사이트가 존재하기를 바란 적이 없다. 그들이 주장하는 순기능, 즉 아이템 현금거래로 인한 유저와 시장 확대, 그로 인한 게임산업에 대한 기여라는 궤변을 우리는 모른다. 그런 식으로 아이템 현금거래를 조장해 회원을 확보하는 마케팅수법을 우리는 알지도 못하고 쓰지도 않기 때문이다.
나 자신도 게임시스템이 주는 재미로 게이머들에게 다가서길 원할 뿐 그들에게 일종의 수익을 올리는 노동장소로서 온라인 게임을 서비스한다고 생각해본 적은 단 한번도 없다.
과연 그들은 게이머들에게 이익을 돌려주는가. 현금거래에 관계하는 게이머들에게는 돈이라는 형식의 반대 급부를 준다고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게이머들에게 어떤 형식의 이익을 준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그것도 소수가 아닌 다수의 정당한 게이머들에게.
현금거래는 정당한 형태로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을 비웃는 행위며 그들이 게임에 대한 의욕을 상실하게 만드는 사회악일 뿐이다. 결국에는 정당한 75%가 게임을 하지 않고 떠나거나 변질돼 온라인 게임이 사라지거나 단순히 그들끼리 돈을 주고받는 하나의 경제시스템으로 바뀔 뿐이다. 나의 분신과도 같은 게임이, 또 수많은 게이머와 함께 만든 온라인 사회가 소수 현금거래 행위에 의해 변질되고 제3의 이익집단에 의해 병들어가지 않도록 법이나 게이머 모두 힘을 모아 지켜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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