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외국기업 유치방안` 급하다

 외국기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외국기업의 투자가 늘어나는 만큼 경제체질과 국가경쟁력이 강화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신규 고용창출은 물론 품질과 서비스 경쟁력 강화, 합리적인 경영방식, 선진기술 및 경영기법 도입 등 산업경쟁력 제고에도 커다란 도움이 된다. 세계 각국이 외국기업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요즘과 같이 세계경제가 둔화되고, 첨단산업에 대한 투자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시기에는 더욱 그렇다. 외국기업의 투자여부가 국가경제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물론 외국기업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도 적지 않다. 기술이전과 경쟁촉진이라는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국내산업을 독점하면서 가격구조를 왜곡시키는 등 부정적 효과도 크다는 것이다. 또 기업 이윤의 사회환원이 미흡하고 중소기업과의 협력관계도 원만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싱가포르 정부가 외국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세계 최고 수준의 투자환경을 조성하고, 중국 공무원들이 직접 투자유치에 나서는 사례가 방증하듯 외국기업 유치는 실보다 득이 크다고 본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외국계 IT업체들이 한국지사를 철수하거나 대폭 축소하는 것은 보통 문제가 아니다. IT업체에서 촉발된 외국기업의 철수현상이 여타 산업으로 파급돼 경제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은 아닐지 걱정이다.

 물론 이들 외국기업이 발을 빼는 것이 한국시장 포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기대를 모으던 한국 IT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직접 진출이 딜러를 통한 간접 진출로 전환된 것일 뿐 한국시장을 포기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니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기업용 솔루션 업체에서 촉발되기 시작한 IT관련 기업의 한국지사 포기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이미 e비즈니스 솔루션 기업인 브로드비전이 사무실을 정리했고, 캐싱서버와 서치엔진 솔루션 시장을 주도해온 미국의 잉크토미도 국내 리셀러에게 독점판매권을 양도했으며, eCRM 솔루션 다이나모를 공급해온 ATG도 한국지사를 철수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한국지사를 설립하면서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 다국적 음성기술업체 뉘앙스가 지사 철수를 검토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리눅스 기업 레드햇도 사업체제 재검토에 나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외국기업이 산업경쟁력 강화에 커다란 도움이 되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기업의 투자가 확대되기는 커녕 발을 빼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부터라도 투명하고 합리적인 금융과 외환시스템을 정착시키는 등 체질개선에 나서야 한다. 또한 외국기업들이 편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기업의 인허가 제도와 외환제도 개선도 필요하다고 본다. 아울러 법인세와 개인소득세를 낮추고, 외국인 투자의 가장 큰 걸림돌인 법과 원칙이 통하지 않는 노동시장 관행도 개선해야 한다.

 그렇다고 무분별한 투자유치에 나서라는 것은 아니다. 성장기반을 잠식당할 수 있는 무분별한 투자유치는 과감히 배척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외국기업 철수에 따른 산업공동화와 시장종속을 막으면서 투자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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