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 하나. 대전광역시 통합 전자화폐(한꿈이카드)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회사의 최고경영자(CEO)가 시청사를 안방처럼 드나들었다. 당시 시청 공무원들의 홀대(?)탓에 사장은 청사 화장실에서 무작정 기다리기가 일쑤였고, 지금 생각해보면 그곳이 가장 편안한 공간이었단다. 사례 둘. 비자캐시코리아 직원들은 내부에서 ‘경쟁사’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대신 ‘동종업체’라고 표현한다. 사업자들간 주도권 경쟁을 부인하진 않으나, 시장 태동기인 현재로선 대승적인 공조가 더욱 절실함을 강조하고 싶은 CEO의 마인드 때문이다.
전자화폐 전문업체인 비자캐시코리아의 손재택 사장(50)의 캐릭터를 짐작케 하는 사례들이다. 손 사장은 8일로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지난 1년은 회사 차원에서나 개인적으로 완전히 새롭게 태어나는 시간이었다. 비록 고생은 많았지만 취임 당시 가능성에만 머물렀던 사업 기반도 이제 가시권에 들어왔다. 전 직원들의 단합된 의지가 조직운영의 안정화와 대외 사업확충을 끌어낸 동력이었다.” 손 사장의 회상이다.
그는 재계의 거목이었던 SK그룹 고 최종현 회장을 7년간이나, 이후 손길승 회장은 1년반 가량 수족처럼 보좌했던 SK그룹 비서실장 출신이다. 또 SK텔레콤의 신규 사업본부장을 맡아 현 비자캐시코리아를 태동시키는 역할을 맡았다. 이런 이력 덕분일까. 그는 자기관리의 철저함과 상대를 배려하는 겸손이 몸에 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취임 당시 SK 출신이라며 외부의 곱지 않은 시선도 받았던 그가 삼성·롯데·금융권 등 주요 주주사들과의 관계를 매끄럽게 풀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하다.
지난 1년간 최대 성과로 그는 효율적인 내부 운영시스템 구축과 대전·광주 등지의 지자체 통합 전자화폐 사업권 획득을 꼽는다. 손 사장은 “특히 연말께 상용 발급에 나설 대전지역 사업의 경우 전 세계에서 모범사례로 주목할 만큼 관심이 높다”면서 “내년에는 대전·광주의 사업 안착화를 통해 비자캐시의 비전이 실적으로 드러날 수 있도록 힘을 쏟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전 한꿈이카드는 세계 최초로 자바오픈플랫폼 콤비카드를 채택, 기술적인 의미가 각별하다. 여기다 지난해 SK텔레콤의 모네타카드에 이어 조만간 출시될 핸드폰 내장형 칩카드(일명 모네타플러스)도 기대를 거는 차세대 아이템이다.
‘개인적’인 소망을 묻는 질문에 그는 되레 지극히 ‘조직적’인 두 가지의 대답을 내놓았다.
“모든 것을 걸고라도 비자캐시 사업을 성공시키는 게 첫째요, 두번째는 직원들의 고생이 헛되지 않도록 눈에 보이는 성과를 되돌려 주는 것이다.”
취임후 ‘고객에게 가장 가치있는 지불수단을 제공한다’는 기업 비전을 수립, 새로운 각오를 다졌던 손 사장이 취임 2기를 어떻게 그려나갈지 주변의 관심과 기대가 높다.
<글=서한기자 hseo@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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