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 무이훈 세사미 CEO muihoon@sesami.com
대기업 근무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구매 업무의 어려움을 느껴 보았을 것이다. 구매 요청자 입장에서 보면 물품 구매 완료 이전에 앞서 처리해야 할 일이 끝도 없이 펼쳐질 것이다. 최종 결재를 받기까지 이중 삼중으로 작성해야 할 서류 더미, 층층 시야의 결재권자들, 사내 조달부서의 최종 구매 승인까지 엄청나게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동안 많은 시간이 소요되어 신속한 구매에 한계를 갖게 된다.
위험을 감수하고자 한다면 기존 프로세스를 무시하고 본인 임의대로 일단 필요한 물품부터 구입하고 난 이후에 변명을 늘어놓을 것이다. 간혹은 자신이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물건을 얻기 위해 사내 구매과정 협의자 및 소싱 전문가, 외부에서 고용된 전문가들이 기존에 만들어 놓은 효율적인 구매 프로세스를 완전히 외면하고 쓸데 없는 것으로 치부해 버리기도 한다.
B2B는 편리하게도 이러한 악순환 때문에 업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내부 인력들의 문제점을 해결해 줄 수 있다. 기존 업무가 장기간의 처리 절차를 거쳤다면 전자상거래를 도입함으로써 온라인을 통해 중요한 구매 업무를 짧은 순간 안에 처리할 수 있다. 또한 구매 담당자는 온라인 구매 시스템을 통하여 이미 정해진 공급업자들과의 협상하고 미리 합의된 구매 제한 규칙에 근간해 계약을 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체계적인 구매 프로세스 관리가 가능하다.
B2B시스템을 이미 구축한 회사들은 처리 시간 및 비용 양면에서 괄목할 만한 절감 효과를 누리고 있다. 이스트만케미칼의 경우 전략적 구매조달을 통해 아시아 지역 본부의 구매 업무 처리 기간을 종전 5∼7일에서 1∼2일로 단축시켰다. 기존 14단계프로세스가 6단계로 축소됐고 미국 법인 역시 전자조달시스템을 구축하게 됨에 따라 25만달러 규모의 재고 창고를 철수시켰다. 단 10개월 만에 126%의 투자 수익률을 달성해 낼 수 있었다.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역시 전자조달시스템 도입을 통해 주문처리 속도가 빨라졌다. 1∼4일 걸리던 주문처리 기간이 몇 시간 내로 단축됐고 건당 비용도 1달러50센트에서 불과 몇 센트로 절감됐다. 현재 이 회사는 월별 약 3000건의 구매 주문을 온라인 처리, 비용과 기간을 대폭 단축시켰고 사용자 만족도도 향상됐다. 2000년 이 회사는 아태지역 거래액의 약 18%인 4억5000만달러 규모를 온라인 시스템을 통해 거래하였다.
포드도 지난해 전략적 전자조달을 통해 7000만달러의 절감효과를 거두었고 올해는 3억5000만달러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처음에 B2B에 대한 관심은 온라인 거래 그 자체에 있었다. 견적서·승인·주문·주문처리가 모두 온라인 상에서 이루어지면서 문서 작업이 대폭 줄었고 사내 업무처리는 더욱 효율적이 됐다. 기업들은 이제 한 걸음 더 나아가 비용 절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공동 구매를 사내 규정에 의거하여 진행할 것이다. 구매규모가 커질수록 더 큰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B2B 흐름은 구매 대행 모델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해 볼 수 있겠다.
구매 대행이란 단지 온라인 구매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구매조달 부서의 업무를 외부에 아웃소싱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회사가 자체 핵심역량에 전력 투구하는 동안 외부 구매 전문가들의 집중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구매 대행 모델은 구매자와 구매대행 업체, 판매자 이들 3자간의 관계가 원만하고 효율적으로 정립될 때 최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를 통해 공급자는 고객 관리 및 관계 유지, 신규 구매자 발굴에 소요되는 비용을 절감하는 한편, 구매자 입장에서는 핵심 품목 등의 전략적 구매를 제외하고는 아웃소싱을 통해 일반 품목 구매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함으로써 업무 효율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양방의 이득이야말로 적자생존에서 살아남을 진정한 기업 경쟁력이다.
오피니언 많이 본 뉴스
-
1
모토로라 중저가폰 또 나온다…올해만 4종 출시
-
2
단독개인사업자 'CEO보험' 가입 못한다…생보사, 줄줄이 판매중지
-
3
LG엔솔, 차세대 원통형 연구 '46셀 개발팀'으로 명명
-
4
역대급 흡입력 가진 블랙홀 발견됐다... “이론한계보다 40배 빨라”
-
5
LG유플러스, 홍범식 CEO 선임
-
6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7
반도체 장비 매출 1위 두고 ASML vs 어플라이드 격돌
-
8
페루 700년 전 어린이 76명 매장… “밭 비옥하게 하려고”
-
9
127큐비트 IBM 양자컴퓨터, 연세대서 국내 첫 가동
-
10
'슈퍼컴퓨터 톱500' 한국 보유수 기준 8위, 성능 10위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