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500억원대 규모로 추정되는 반도체용 슬러리 시장을 놓고 반도체용 케미컬업체들의 시장 경쟁이 뜨겁다.
특히 반도체 화학기계적연마(CMP:Chemical Mechanical Polish) 공정용에 이어 최근엔 웨이퍼 제조공정용 에지 슬러리까지 잇따라 개발돼 국내 반도체 슬러리 시장 경쟁 열기가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현재 경쟁이 치열한 곳은 칩 제조공정에서 디바이스 레이어(layer)를 평탄화하거나 웨이퍼를 기판으로 사용하기 전 표면을 미세하게 평탄화하는 CMP슬러리 분야다. 향후 2000억원까지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여 제일모직·동진쎄미켐·한화석유화학·테크노세미켐 등이 치열한 4파전을 전개하고 있다.
작년 CMP슬러리를 개발, 품질 테스트를 거쳐 지난 5월부터 삼성전자에 공급을 본격화한 제일모직(대표 안복현)은 시장진입에 성공한 여세를 몰아 하반기부터 공급 물량을 계속 늘려나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 6000톤 규모의 생산능력도 점차 확대할 방침이다.
동진쎄미켐(대표 이부섭)은 전년동기 대비 100% 성장, CMP슬러리가 주력 아이템으로 자리잡았다. 거래처도 아남반도체에 이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초 1800톤에 머물던 공급능력도 최근엔 4500톤 규모로 크게 늘렸다.
고분자 소재 및 전자재료 분야를 적극 육성하고 있는 한화석유화학(대표 신수범)도 차세대 유망사업으로 CMP슬러리를 꼽고 있다. 한화는 이를 위해 슬러리 생산능력을 내년까지 지금보다 40% 증가한 연 1만톤 규모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테크노세미켐(대표 정지완)도 하이닉스에 CMP슬러리 공급을 시작한 데 이어 아남반도체와 테스트를 진행하는 등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 현재 연 2000톤을 생산하고 있는 이 회사는 국내 모 대학과 공동으로 차세대 슬러리인 메탈 슬러리와 STI슬러리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웨이퍼 제조 공정중 웨이퍼 표면 및 외곽구분이 갈라지는 현상을 막기 위해 연마하는 슬러리 시장도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접어들고 있다. 이 슬러리는 향후 300㎜ 웨이퍼 공정이 일반화되면 최소한 300억원대로 시장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곳은 에이스하이텍(대표 장정수). 이 회사는 자체 개발한 콜로이달 실리카를 이용한 웨이퍼용 슬러리를 6000톤 규모로 생산중인데, CMP슬러리로도 사용 가능해 현재 하이닉스와 LG실트론 등에 공급하고 있다. 이밖에 크린크리에티브(대표 정구동)도 최근 8인치 이상 대구경 웨이퍼 용 에지 슬러리를 개발하고 300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했으며 시장상황에 따라 600톤까지 증산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300㎜ 실리콘 웨이퍼를 사용한 0.13미크론 이하 미세공정으로 전환되면 슬러리 사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아직 수입 비중이 높지만 개발 경쟁이 치열해 장차 국산화 비율이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손재권기자 gjac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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