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산협 발족기념 심포지엄 열려

 하이닉스반도체 정상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대학 교수들로 구성된 ‘나라산업을 생각하는 교수협의체(나산협)’는 11일 오후 4시 서울대 호암교수회관 컨벤션센터에서 반도체 및 경제전문가와 명예회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협의체 발족 기념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심포지엄은 1부 주제발표와 2부 토론 등으로 진행됐으며 참석자 대부분은 정부와 학계, 업계가 힘을 모아 하이닉스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제발표에 나선 동양증권 민후식 애널리스트와 하이닉스 허염 부사장, 서울대 조동성 교수 등은 매각대상을 미리 정하고 해외매각을 추진하는 것은 회사 가치의 저평가 및 반도체산업 인프라 전체의 발전 잠재력을 반감시킬 수 있다며 독자생존 가능성 및 조건, 국내매각, 해외매각 등 다양한 방법을 두고 전문가들의 충분한 토의와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세계 반도체업체 중 8위에 해당하는 5만건 이상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원가 및 1일당 매출액면에서 마이크론과 인피니온에 비해 우수한 경쟁력을 확보한 하이닉스를 대안 없이 매각할 경우 태동기를 맞은 국내 장비재료 분야에 악형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지적했다.

 또 경쟁력 있는 반도체 기업으로 삼성전자 하나만 남게 돼 우리나라 반도체·나노·테라산업의 발전 잠재력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을 부추겨 국내 반도체산업이 인력난에 직면하게 되는 악순환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나산협은 이같은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하이닉스 처리문제를 서둘러서는 안되며 처리방법이 확정될 때까지 기업가치를 최대한으로 유지,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는 하이닉스가 벤더 파이낸싱 등 직간접적인 투자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핵심인력의 자신감 회복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의 선행작업으로 하이닉스가 최소한의 투자조건으로 앞으로 2년 동안 생산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전문가집단의 정확한 분석작업이 필요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서울대 박영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토론에서는 고려대 김수원 교수, 서강대 황선영 교수, 서울대 김원찬 교수, 호서대 박헌휘 교수, 주성엔지니어링 황철주 사장 등과 주제발표자들이 패널로 참석해 지난 20년 동안 쌓아 온 우리나라 반도체산업을 유지·보전하고 관련산업의 연쇄부실화를 막기 위해 정치·경제논리가 아닌 산업논리로 하이닉스의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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