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게임산업이 세계 속으로 뻗어가고 있다.
22일(현지 시각) 미국 LA 컨벤션센터에서 개막된 세계 최대 게임박람회 E3에 참가한 국내 게임업체들은 다시 한번 ‘게임강국’의 꿈을 키우고 있다. 한국공동관은 물론 한국업체 독립부스에 연일 바이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등 게임 코리아의 명성을 드높였다.
특히 판타그램인터랙티브·그라비티·제이씨엔터테인먼트·지오인터랙티브 등 4개 국내 업체는 세계 메이저업체들의 전유공간으로 여겨지던 사우스홀과 웨스트홀에 독립부스를 마련, 한국 업체들의 달라진 위상을 실감케 했다. 이들 업체는 소니·마이크로소프트·닌텐도 등 세계 메이저업체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전세계 바이어를 상대로 ‘글로벌 비즈니스’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마이너업체들의 전시공간인 지하 켄시아홀 한쪽 귀퉁이에 전시공간을 마련했던 것에 비하면 격세지감이 느껴질 정도다.
이뿐만 아니다. E3 개막에 앞서 열린 ‘네트워크 게임 콘퍼런스’에서는 온라인 게임 강국인 한국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콘퍼런스 패널로 참가한 엔씨소프트 허홍 이사는 쏟아지는 질문에 답변하느라 식은땀까지 흘려야 했다.
일본·미국 등 굴지의 게임업체 관계자들이 나란히 패널로 참가했지만 먼 산만 바라보고 있어야 했다. 하지만 이 같은 몇몇 단상만으로 한국 게임산업을 자화자찬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
E3 현장을 누벼 본 국내 업체 관계자들은 “한국 게임산업이 가야 할 길이 아직 멀다”고 입을 모은다. 메이저업체들은 일단 화려한 전시부스로 국내 업체들을 압도하고 있다. 여기에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은 메이저업체들의 게임 타이틀을 보고 있노라면 국내 업체들의 작품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무엇보다 소니·MS 등 콘솔게임 메이저업체가 콘솔네트워크게임사업을 본격화함으로써 온라인 게임강국의 아성도 이젠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까지 감돌고 있다.
현지 언론은 차세대 네트워크게임사업을 두고 벌어지는 소니와 MS의 신경전을 하나의 전쟁에 비유하고 있다. 달라진 위상에 안주할 것인가, ‘게임전쟁’의 승리자가 될 것인가. 세계 속 한국의 게임산업은 여전히 기로에 서 있다.
<로스앤젤레스=문화산업부·장지영기자 jyaja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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