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단상]CEO의 연륜(?)

 ◆장혜정 이비젼 대표이사 momo@evision.co.kr

 CEO라는 자리는 세월이 약인 자리인가 아니면 노력으로 되는 자리일까.

 기업의 혁신이나 변화를 얘기하는 게 나의 업이다 보니 다양한 임원진과 최고경영자를 만나는 영광(?)을 누리게 된다. 그 와중에 만남은 짧지만 긴 여운들을 남기는 CEO들이 있다. 대개 연륜이 있는 진짜 CEO들이 그렇다. 그런 분들과의 만남을 통해 진짜 사장이라는 자리에서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판단하고, 참고 기다리는 게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느끼게 된다.

 최근에 만난 한 창업주는 70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젊은 청년을 느끼게 한다.

 누군가 말하지 않았던가. 청춘은 나이가 아니라고. 이제는 비록 경영상 의사결정라인에 없지만 아직도 사람들에게 살아있는 신화로 남아있고, 업에 대한 열정과 애정 그리고 예리한 혁신의 눈에 가슴이 뭉클하다. 그분은 해외전시회에서는 IT인프라가 별로 안 좋은 곳에서조차 최대한 빨리 많은 직원들에게 새로운 지식과 정보 그리고 애정어린 질책을 보낸다.

 같은 정보여도 진짜 전문가가 아니면 놓칠 수 있는 것을 연륜이 깊은 분들은 ‘척 보면’ 새로운 변화를 찾아내고 응용이 가능하다. 이게 세월의 힘이고 경험의 지혜라는 것일까. 아직도 이런 분들이 이 땅의 많은 곳에서 ‘사랑’과 ‘겸손’으로 후배들에게 뭔가를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그런 한 세대를 같이 사는 우리들이 행복하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들어 젊은 CEO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그들 또한 그 동안의 많은 훈련과 최고의 참모진으로 무장을 단단히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무장이 결국은 자신을 옭매는 족쇄가 되지 않을까 걱정도 된다.

 아무리 최고 학부와 유수의 MBA 취득했다 해도 기업은 숫자로 끝나는 것이 아니고, 아무리 부실하게 보이는 기업도 그들만의 과거가 있고 역사가 있고 전통이 있는 것이다.

 진짜 조직원들에게 필요한 것은 화려한 경력의 CEO, 유명한 CEO보다는 ‘사랑’과 ‘겸손’을 가지고 진심으로 직원을 대할 수 있는 열린 마음의 CEO가 아닐까. 그들이 직원 개개인이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는 ‘애정’를 느꼈으면 하는 그런 생각이 드는 3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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