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ASP 바로보기

 ◆김영태 프리씨이오 대표 ytkim@free-ceos.com

 애플리케이션서비스임대(ASP)업은 고가의 소프트웨어(SW)를 직접 구입하는 대신 임대하여 사용함으로써 비용절감과 유지보수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신종 정보기술(IT) 서비스다. 포화상태에 이른 기업용 SW 수요를 다시금 끌어올릴 수 있는 견인차라며 IT산업의 관심이 집중됐던 것은 이 때문이며 한때 IDC·가트너 등 주요 시장조사기관들도 장밋빛 전망을 잇따라 내놓았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이같은 기대감은 꺾이기 시작했다. 미국의 ASP 업체들이 잇따라 실적악화로 경영난에 봉착한 것은 물론 주가도 곤두박칠지면서 하룻밤새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그러나 최근 고개를 들고 있는 ASP 산업에 대한 성급한 회의론은 애초 그 환상만큼이나 위험하다. 현재 ASP업계를 둘러싼 어려움을 면밀하게 진단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우선 대외홍보에 비해 ASP 확산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술적인 인프라가 취약해 고객들이 원하는 서비스를 지원하지 못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두번째는 적절한 가격체계가 마련되지 않아 고객들의 비용절감 효과가 반감됐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그렇다면 ASP 산업은 이대로 쇠락의 길에 접어들 것인가. 결론부터 내리자면 전혀 그렇지 않다.

 현상진단을 통해 살폈듯이 지금 ASP 산업을 둘러싼 부정적 시각은 그 자체에 대한 회의라기보다는 준비되지 못한 업계의 대응태세에서 불거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각종 시행착오를 통해 기술력과 서비스 역량을 축적해온 만큼 이제 ASP 업계도 본격적인 시장진입채비를 갖췄다고 본다. 단적인 예로 기술측면에서 최근 서버 기반의 컴퓨팅 방식 대신 클라이언트 기반의 ASP 시스템이 개발돼 최소한의 서버 및 네트워크 부하로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했다. 또한 SW 개발업체들도 ASP에 부합하는 새로운 가격체계를 수립해 가는 등 시장대응 테세가 빨라지고 있다. 초창기 미흡했던 고객대응 서비스도 한결 나아지고 있다. ASP의 대상인 애플리케이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으며 고객층도 중견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최근의 경기흐름과 세계적인 산업발전 추세도 ASP 확산에 한몫할 것이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기업들은 간접비용 절감을 위해 아웃소싱을 늘릴 것이고 이는 곧 IT 아웃소싱의 꽃이랄 수 있는 ASP에 대한 관심으로 귀결된다.

 최근 ASP 시장은 다소 침체돼 있는 듯 보이지만 여전히 미래 산업을 주도해 나갈 핵심 기술이며 비즈니스임에 틀림이 없다. 시장조사기관들도 이점을 놓치지 않고 있다. 가트너는 오는 2004년 ASP 시장 규모가 110억6000만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치를 연초에 내놓았다. 이는 지난해 예견했던 250억달러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도 못미치지만 여전히 간과할 수 없는 잠재시장임을 암시하는 수준이다. 또한 IDC도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지역의 애플리케이션 아웃소싱 시장이 지난해부터 오는 2004년까지 연 평균 31.5%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이 중 ASP가 전체 애플리케이션 아웃소싱의 50%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ASP는 콘텐츠 및 SW 개발업체들에는 새로운 고객 발굴을 통한 수익 증대를, 애플리케이션 사용자들에게는 저렴한 비용으로 필요한 애플리케이션을 손쉽게 제공받을 수 있도록 돕는 모델이다. 필자는 이같은 ASP의 진정한 가치를 모두가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이를 위해 먼저 SW 개발업체들과 ASP 관련 업체들이 ASP에 대한 진정한 이해를 기반으로 상호 이익을 보장할 수 있는 방향에서 유기적으로 협력해 나가야 한다. 정부 또한 ASP 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고 장려함으로써 시장 정착에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이같은 공동 노력을 통해 ASP라는 효율적인 IT 인프라가 국가경쟁력으로 승화되는 것은 물론, 나아가 세계 ASP 시장을 한국이 주도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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