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광케이블업체인 루슨트가 최근 광사업부문을 일본 후루카와에 매각, 세계 광케이블 시장 구도 재편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광케이블을 수출 전략 상품으로 육성하려는 국내 업계는 후루카와와의 충돌은 물론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시장에서도 한판 승부가 불가피, 내년 수출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시장 재편 움직임=세계 시장 규모(광섬유 기준)는 올해 약 1억500 ㎞ 정도다. 이 중 세계 최대 광섬유업체인 미국 코닝이 31%인 3200만㎞를 차지, 수위를 달리고 있고 2위인 루슨트테크놀로지가 전체의 17%인 1800만㎞를 공급하고 있다. 이어 프랑스 알카텔이 11%로 3위를, 일본 후루카와와 후지쿠라가 각각 6%로 공동 4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LG전선과 삼성전자 등 국내 광케이블업체들은 세계 시장에서 10%대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팽팽한 균형을 유지해온 시장에 커다란 최근 변수가 생겼다. 후루카와가 루슨트의 광케이블 사업을 인수키로 한 것. 통신시스템의 과잉설비로 극심한 자금난에 시달려온 루슨트는 사업구조조정 차원에서 알짜사업인 광케이블 사업을 일본 후루카와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후루카와는 세계 4위 업체에서 단숨에 2위로 부상하게 됐다. 후루카와의 루슨트 인수는 세계 광케이블 시장 균형을 일거에 깰 수 있는 충분조건이 된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후루카와의 세계 시장 진출=그동안 후루카와를 비롯해 후지쿠라·스미토모 등 일본 광케이블 메이저들은 수출보다는 내수 시장에 안주해 왔다. 그러나 덩치룰 키운 일본 업체들이 앞으로는 세계 시장 공략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다 인터넷 붐의 위축은 광케이블 수요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결국 세계 광케이블 시장의 설비 과잉이란 후유증을 낳고 있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가격인하 내지는 출혈경쟁도 예상된다. 이미 가격인하 움직임은 그 기미를 보이고 있다. 코닝은 이미 중국에서 미터당 30달러 이하에 공급하고 있다. 이는 미터당 40달러였던 올초 가격보다 무려 25% 떨어진 수준이다.
국내 광케이블업체의 한 관계자는 “중국이 전세계 광케이블 시장의 10% 넘어서고 내년에는 15%에 달하는 등 핫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어 코닝이 시장선점 차원에서 가격공세를 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면서도 “세계적인 공급 과잉 기미에다 중국 시장 선점, 일본 업체의 세계 시장 본격화 등이 겹쳐 세계 광케이블 시장 경쟁은 이제 생존 경쟁 차원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결책 부심하는 국내 업계=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잘 나가던 광케이블 수출에 빨간불이 켜지면서 국내 광케이블업체들의 내년 경영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을 제2내수시장으로 삼고 대중국 광케이블 수출에 총력을 경주하려던 LG전선·삼성전자·대한전선 등 국내 광케이블업체들은 생산능력 확충과 더불어 생산성 향상으로 외국 메이저업체의 견제에 대응해 나간다는 복안이다.
이미 삼성전자는 단 한개의 광모제에서 최대 640㎞의 광케이블을 뽑아낼 수 있는 최신 공법을 개발했으며 LG전선도 올해말까지 최대 800㎞까지 인발해낼 수 있는 대구경 광모제 개발을 마무리하는 등 생산성 향상으로 외국 업체의 견제공세에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이희영기자 h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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