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기초연구는 미래경쟁력

◆김정덕 한국과학재단 이사장 cdkim@kosef.re.kr

 지식자본시대에 있어 과학은 국가경제 및 기술경쟁력의 핵심적인 요소다. 이런 과학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주는 원동력은 바로 대학의 기초연구다. 미국은 연구중심대학을 기반으로 지식기반산업 및 경제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미국 국방부(DOD)와 국립과학재단(NSF)의 기초연구지원에 기반을 둔 인터넷 경제는 연간 174.5%의 성장률과 3000억달러 이상의 소득과 100만명 규모의 고용효과를 창출했다. 이는 기초연구에 대한 투자와 그 성과가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함을 반영하는 것이다.

 특히 21세기 첨단산업의 원동력이 될 IT 및 생명과학과 그 응용산업 또한 기초연구에 토대를 두고 있다. 일본은 정보·통신 분야가 10%의 산업성장률과 5%의 고용성장률을, 바이오 분야는 19%의 산업성장률과 13%의 고용성장률 가져올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미국 대학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98년 한해 동안 1만2000여건의 발명공개, 특허출원 4800여건, 특허취득 3200여건, 새로운 라이선스계약 3700여건 및 이를 바탕으로 신규회사 설립이 360여개에 로열티 수입이 700만달러를 넘었다. 그 결과 300억달러 이상의 부의 창출과 30여만개의 일자리를 유지한다고 한다.

 이처럼 기초연구는 단순히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검증해 보는 과정이 아니라 실제 산업기술과 경제에 연계되는 특성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특히 최근의 IT, BT, NT 등 미래산업이 대두되면서 중요성이 날로 더해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듯 중요한 기초연구를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활동이 수반되어야 한다.

 첫째는 고급 연구인력의 조기 활동강화다. 우리나라 박사의 76%가 재직하는 대학의 기초연구를 좀더 활성화, 가능한 많은 연구자들이 연구활동을 수행해 석·박사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일찍 연구활동에 참여하여 새로운 지식 창출과 좋은 연구경험을 갖도록 해야 한다. 역대 노벨상 수상자들 중 약 30%가 20대 후반에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30대 전반에 연구를 완성한 사람이 20%정도이다. 이것은 가능하면 빨리 연구를 수행할수록 결과가 좋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다.

 둘째는 산업기술발전과 연계되는 대학(원)생의 연구 및 교육에 대한 지원이다. 대학 및 대학원 과정에서 미래 지향적이고 복합적인 학문 또는 산업분야에 필요한 우수 인력에 대한 조기 확보가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대학연구와 산업체 수요 인력의 거리를 좁히기 위해 산업기술의 기반연구를 하는 공학 및 지역협력연구센터를 강화해 대학원생들이 대학과 산업체간의 공동연구 참여로 산업체가 요구하는 내용을 연구활동에서 익히고 산업체에서 즉시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신진 연구인력의 박사 후 연수과정을 산업체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셋째는 과학기술 인적자원에 대한 체계적이고 국가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이렇다 할 자원이 없다. 유일하게 높은 교육열에 의해 우수한 인적자원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특히 과학기술 인적자원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미국은 과학기술분야에서 활동하는 인접사회과학분야 인력까지도 국가적인 차원에서 관리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고급 박사학위 두뇌만큼이라도 연령, 학위분야, 논문제목 등을 세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국가차원의 DB가 구축, 운용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는 기초연구성과의 파급을 위한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기초연구 성과가 바로 산업기술개발로 직결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에 산학협력이 더욱 요구되고 있다. 특히 IT 및 BT 등 새로운 전략학문 및 산업분야에서의 산학연계를 위한 실질적인 체제 보완이 필요하다. 또한 연구성과의 사회 환원에 대한 중요성이다. 기초연구재원이 주로 정부 재정이기 때문에 연구성과의 사회환원 및 공동활용에 대한 이해 제고 및 구체적 실천 방안이 필요하다.

 이같이 기초연구는 연구자가 자유로운 사고와 연구의욕을 기반으로 진리를 탐구하는 활동이지만 그 결과는 국민 모두의 지적 자산이 되고 동시에 산업기술 발전의 모태가 된다. 따라서 미래 국가 경쟁력은 기초연구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 그 기반 조성은 우리 모두의 임무 중 하나라는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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