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비동기 장비수주 `대전`

 한국의 비동기 차세대이동통신(IMT2000) 장비공급권 수주를 위한 소리없는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세계 IT경기 침체 장기화,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공습 등이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웠지만 미래 이동통신시장의 헤게모니를 장악하기 위한 경주에서는 쉴 틈이 없는 것이다.

 싸움은 KT아이컴 벤치마킹테스트(BMT)에 임한 LG전자, 삼성전자, 에릭슨·이스텔시스템즈, 머큐리·노텔네트웍스간 4파전의 양상이다. 앞으로 전개될 SKIMT의 BMT에서 만회를 도모할 업체들도 상당수 있겠지만 4개 업체를 추월할 만한 파괴력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래서 통신장비업체들에 있어서 경기 광명시에 위치한 한국통신 신금천 분국은 아프가니스탄 못지않은 전장이다.

 한국통신 신금천 분국에는 200여명의 고급 두뇌들이 모여 있다. KT아이컴 관계자 34명을 비롯해 BMT 참여업체에서 각각 40명씩 파견나온 인력들이 보다 앞선 장비 성능을 구현하기 위해 밤낮의 경계선을 무너뜨리기 일쑤다.

 LG전자 한 관계자는 “KT아이컴 비동기 IMT2000 장비 BMT에 참여한 업체 중에서 가장 앞서 있다”고 자신했다. 그 이유로는 “모두들 실험실용 장비들을 들고 나온 가운데 LG전자만이 상용장비를 갖추고 각종 테스트를 구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측은 “터무니 없다”고 일축하며 “삼성전자가 가장 먼저 BMT를 위한 장비 공급과 통신망 구축을 완료했다”고 강조한다. 또 “삼성전자의 비동기 IMT2000 장비는 당장 상용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에릭슨, 노텔네트웍스측에서도 “항간에 외국기업들의 KT아이컴 BMT 대응이 부실하다는 음해성 루머들이 있었다”며 “최종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줄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명했다.

 삼성전자, LG전자, 에릭슨, 노텔네트웍스 등은 한국통신 신금천 분국 주변에 아파트를 임대해 전략 포스트로 삼고 있다. 적어도 내년 5월까지는 신금천 전장의 불빛이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정보통신부·이은용기자 ey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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