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멕시코에서 날아온 편지

 “아니,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발바닥이 아프게 뛰고 있는데, 수주전 활동 자체를 부인하는 보도를 해도 되는 겁니까.” “우리 기업이 불공정하게 수주활동을 하고 있는 것과 같은 기사를 써도 되나요.”

 그동안 ‘e멕시코’ 프로젝트를 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업체들이 한 언론사가 ‘e멕시코사업, 구체화된 것 없다’는 기사를 보도하자 본사에 보내온 e메일이다.

 문제가 된 한 언론사의 기사는 멕시코 연방교통통신부 고위관리라는 ‘오스카르 델라 가르사’라는 사람과의 인터뷰를 통해 국내업체들의 e멕시코사업 수주전 활동 자체를 부정하는 듯한 내용으로 일관하고 있다. 더욱이 투명하게 사업을 집행하겠다는 코멘트를 끌어내 마치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서 불공정한 수주전을 펼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해외 프로젝트를 수주하기 위해 온갖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리 기업으로선 황당하지 않을 수 없다. 멕시코 연방교통통신부를 비롯해 교육부·내무부·보사부·관광부 등 12개 부처를 돌며 사업설명회를 하는 등 실질적인 수주활동을 해온 우리 기업들의 노력을 희화했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프로젝트 수주활동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하다.

 더욱이 놀라운 것은 이 언론이 ‘고위관리’라고 인터뷰한 사람은 정식 정부관리도 아니고 하급관리의 보좌역에 불과한 자문관이다. 또 교통통신부 하급관리의 보좌역인 만큼 e멕시코 사업 전체를 그릴 만한 위치에 있지도 않다.

 얼마전 멕시코 연방정부를 방문해 사업설명회를 가졌던 업체의 한 관계자는 “한국업체들이 ‘e멕시코’ 정보화사업의 총책임자격인 연방교통통신부 호르헤 차관을 만나 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듣고 또 협조요청을 받았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활동 자체를 부정하는 우리 언론 보도는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하급관리의 보좌역에 불과한 사람을 멕시코정부를 대표하는 ‘고위관리’로 지칭한 것 자체도 우스운 일”이라며 갑자기 이러한 기사가 나온 것은 무슨 ‘음모’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들의 언급처럼 단순한 ‘해프닝’이든 ‘음모론’이든 멕시코에선 e멕시코사업이 추진중인 것은 틀림없다. 이미 멕시코 연방외무부 여권관리시스템 구축사업의 경우 영국 컨소시엄이 사업을 수주했으며 노동부·국무부·이민청 등도 현재 하드웨어·솔루션 도입에 나서고 있다. 이제는 힘을 모으는 지혜가 필요한 때가 아닌 가 싶다.

 <박승정기자 sjpark@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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