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데이터방송 서비스

 ◆이진호 한국디지털위성방송 IT사업단 팀장 papajino@skylife.co.kr

지난달 말 서울 종로에 위치한 제일은행 본점 건물 4층 강당. 이곳에는 400여명의 참석자들이 무언가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감과 낯설음으로 긴장한 채 강당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이 곳에선 바로 한국디지털위성방송(SkyLife)이 내년 상반기에 선보일 데이터방송 서비스에 대한 사업설명회를 열고 있었다.

 참석자들의 면면도 각양각색. MBC·SBS 등 국내 굴지의 지상파 방송계는 물론, YTN·LG홈쇼핑·m.net 등 케이블TV를 대표하는 프로그램공급업체(PP) 관련 인사들도 대거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여기에 동아일보·스포츠서울 등 주요 신문사의 뉴미디어 관련자들과 삼성SDS·한솔CSN·SK 등 대기업의 뉴미디어 및 콘텐츠 담당자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밖에도 데이터방송 솔류션 제공업체와 인터넷 콘텐츠공급업체, 데이콤 같은 통신회사의 온라인사업 관계자들도 기대감과 낯설음을 공유하던 당사자들이다.

 아마 방송과 통신 분야, 그리고 온라인과 오프라인 회사 소속의 다양한 구성원들이 이처럼 자리를 함께할 수 있는 기회는 결코 흔치 않을 것이다.

 PP(Program provider)·CP(Contents Provider)·AP(Application Provider)·SP(Solution Provider)·IP(Internet Provider) 등 관련 사업자가 모두 이 자리의 주인공이었다.

 이들이 얻고자 했던 것은 이른바 통신과 방송 융합시대의 큰 밑그림 가운데 하나인 ‘디지털 위성방송을 통한 데이터방송 서비스’라는 신개척지의 밑그림이었다.

 PC와 TV가 만나는 바로 그 지점에 서있는 것이 바로 디지털위성방송의 데이터방송 서비스다. 새로운 광고시장, 소위 ‘원소스 멀티유즈’가 실현되는 콘텐츠 시장, DVB-MHP라는 신기술이 진화를 거듭해 나가야 할 무대로서 데이터방송 서비스가 막 움트고 있는 것이다.

 2005년 그 광고시장의 규모만도 174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보고서가 나온 상황이고 보면 이 데이터방송 시장은 가히 멀티미디어 시대의 총아로 일컬어지기에 충분할 것이다.

 그러나 하나의 새로운 산업분야가 성공적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다양한 자양분이 필요하다. 기술적인 완성도나 시장의 성숙도, 콘텐츠의 풍부한 공급원 확보는 물론 이 자양분을 이루고 있는 핵심에 해당한다. 특히 이 모든 자양분들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기 위해서는 이를 인큐베이팅할 수 있는 적절한 양의 햇빛과 수분 같은 외부환경이 잘 갖춰줘야 함은 물론이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정부에서는 관련 법 또는 규제 마련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 올 4월부터 활동해온 ‘디지털방송추진위원회’의 데이터방송 소위원회가 내놓은 ‘데이터방송 및 부가서비스 실시에 따른 정책방안(안)’은 과거 아날로그 방송법에서 디지털 방송법으로 가기 위한 ‘첫 걸음’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사회와 산업은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전환하기까지 많은 어려움과 고통을 이겨내고 디지털 시대로 치닫고 있는데 이를 포용해야 할 규제 시스템이 이제서야 움직임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 다소 걱정스럽다.

 법과 규정의 과도기적 고민으로 인해 산업이 후퇴하고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게 되진 않을까.

 정부가 PP의 프로그램 연동형 데이터서비스를 위한 사업허가 변경을 번거로워하고 새로운 매체에 도전하고 있는 CP의 사업자 ‘등록’을 수고스럽다고 느낀다면 이러한 움직임은 새로운 시대에 들어서려는 많은 사업자들의 발걸음을 붙잡아 놓을 수도 있다.

 데이터서비스는 방송채널과 다르게 기본 속성이 매우 짧은 라이프사이클을 갖는다. 방송위원회, 정통부 등 유관기관이 데이터방송과 같은 디지털 시대의 신산업 활로를 찾기 위해선 보다 폭넓은 의견수렴과 제 규정에 대한 정지작업을 신속하게 추진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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