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메모리사업부 어느 업체서 인수할까

 삼성전자의 도시바 메모리사업 인수여부가 반도체업계의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최근 도시바로부터 인수를 제안받은 삼성전자는 독일의 인피니온과 함께 사업인수에 착수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29일 일본 도시바의 메모리사업부문 인수를 검토중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지난해 전세계 시장점유율로만 따져본다면 8년째 1위를 고수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도시바의 메모리사업부를 인수할 경우 그야말로 D램·S램 분야에서는 부동의 1위를 굳힐 수 있는 호기를 맞을 수도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

 여기에 최근 이동통신단말기 등에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플래시메모리 분야에서도 전세계 10위에서 3위로 올라설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더구나 인피니온이 도시바의 메모리부문을 인수하면 지난해 D램 시장점유율 통계상 15.5%를 확보하게 돼 강력한 경쟁자를 만든다는 점에서 삼성전자는 도시바의 인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도시바 메모리사업 인수가 반드시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는 지적도 많다.

 우선 하이닉스반도체의 해결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이닉스 문제가 상존한 가운데 삼성전자의 D램업체 인수는 오히려 정서상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반발을 불러일으켜 한미 통상마찰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삼성전자가 현재 설비로도 D램부문 시장점유율을 30%까지 확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막대한 투자비가 들어가는 300㎜ 설비투자를 단행해야 하는 마당에 굳이 다른 업체를 인수할 필요가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의 임홍빈 애널리스트는 “한국으로의 설비이전, 일본에서의 공장운영, 지분참여 등의 인수방안이 모두 현실성이 떨어지는데다 한국업체가 일본에서 공장을 운영할 능력이 떨어진다”며 “D램사업의 원천적 생존능력은 원가개선인데 인수방안으로는 이를 해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변수는 반도체경기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점이다. 만일 D램경기가 계속해서 침체된다면 도시바의 메모리분야는 인수업체에 보양제 구실을 하기는 커녕 독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이점 때문에 도시바의 제안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따라서 인수부담을 고려, 도시바와 인피니온 등과 함께 합작사를 설립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으로 모색하고 있다. 설사 합작사 설립방식이 채택되더라도 구체적인 윤곽을 잡으려면 경제여건상 이른 시일 안에 처리되기보다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정훈기자 jhchoi@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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