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인터넷 음란물 대책 세워야

 얼마전에 아주 큰 맘 먹고 컴퓨터를 산 신혼주부다. 컴퓨터를 사기 전에는 PC방에 가서 여러가지 정보를 얻곤 했다. 하지만 내가 임신을 한 뒤 담배냄새에 찌든 PC방 가는 것을 곤욕스러워 하자 남편은 임신 축하선물 겸으로 컴퓨터를 사줬다.

 컴퓨터를 들여놓은 뒤로 우리는 하루를 거의 컴퓨터 앞에서 시작하고 마칠 정도로 컴퓨터에 흠뻑 빠져 있다.

 남편은 5월 첫주에 아주 중요한 시험이 있었는데 컴퓨터를 통해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어 큰 덕을 보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 부부는 컴퓨터 초보라서 게임이라든지, 컴퓨터로 하는 무료통화 같은 것은 하지 못하고, 주로 정보를 얻고 소식을 전하는 데 컴퓨터를 이용하고 있다.

 하지만 며칠전 남편은 저녁 설거지를 마친 나를 끌어 컴퓨터 앞에 앉혀 놓고 “내가 아주 신기한 거 보여줄게”하며 검색어에 ‘성’이라는 한 글자를 입력했다. 그럼과 동시에 아주 민망한 화면이 컴퓨터에 계속 나왔다.

 “아니, 세상에 이런 것이 이렇게 쉽게 나올 수 있는 거예요.” 나는 비명에 가까운 소리를 질렀다. 신기한 것을 발견한 듯이 의기양양한 남편은 이것 저것을 누르는데 눈 뜨고 보기에 민망하고 비디오 대여점의 한쪽 구석을 빨갛게 색칠한 화면들이 아무렇지 않게 계속 쏟아지는 것이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18세 미만은 보기를 금합니다’라고 보일듯 말듯한 글이 지나가고 회원으로 가입하면 다운받을 수 있으니까 회원가입을 하라며 요구글과 함께 낯뜨거운 화면은 계속 나왔다.

 더구나 어느 순간부터는 자판을 누르지 않아도 계속 그런 음란물이 나와서 우리는 “꺼야겠다”면서 화면지우기를 시도했는데도 계속해서 그런 화면이 나오는 것이었다. 결국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종료 버튼을 눌러 컴퓨터를 껐다.

 얼마전 신문기사를 보니 컴퓨터를 하다가 학교에 지각한 경험이 있는 학생이 29%가 되고 컴퓨터를 4시간 이상 한다는 학생이 6%가 된다고 한다. 그러면서 학생들 상당수가 인터넷중독의 위험에 빠져 있다는 보도를 들은 적이 있다. 그리고 어느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39%가 음란물 포르노를 내려받아 본 경험이 있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 부부가 음란물을 보는 데도 아무런 제재없이 ‘성’이라는 한 글자만으로 충분히 고문(?)을 당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낙태와 청소년 미혼모는 급증하고 자살사이트로 인해 아까운 목숨을 아무렇지 않게 내동댕이쳐버리는 청소년을 구하는 것은 인터넷의 적절한 차단 밖에 없을 것이다. 인터넷 사용자에게 책임전가를 하는 안일한 생각과 정책으로는 도저히 밀려드는 호기심으로 가득찬 청소년을 구할 수 없을 것이다. 비디오를 틀면 나오는 말을 다시한번 되새기며 이 글을 마치고 싶다.

 ‘홍역과 마마보다 더 무서운 음란물에서 우리 청소년을 구합시다.’

 박혜진 광주시 북구 운암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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