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주식 평양정보센터 총사장

 “북과 남이 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 힘을 합친다면 우리 민족이 21세기에 반드시 정보산업의 선진 민족이 되리라는 것을 확신합니다.” 북한의 대표적인 정보기술(IT)연구개발 싱크탱크 중 하나인 평양정보쎈터(PIC)의 수장을 맡고 있는 최주식 총사장(54)은 “남한 IT기업가들이 처음으로 지난 2, 3, 4월에 평양을 잇따라 다녀간 뒤 드디어 이번에 북·남이 공동으로 ‘하나프로그람쎈터’를 설립하게 돼 기쁘다”며 남다른 감회를 피력했다.

 인자한 선비형의 최 총사장은 북한내 IT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인물. 1년에도 수차례 해외 첨단 IT기술 현장을 누비며 첨단 IT기술의 흐름을 꿰뚫고 있다.

 남북한 분단사상 첫 남북 IT합작사인 하나프로그람쎈터의 북측 책임자격인 최 총사장은 이번 남북한 IT교류협력의 ‘요람’인 하나프로그람쎈터의 설립과정에서 누구보다도 많은 공과 정성을 들여왔다.

 특히 이는 최 총사장이 맹장수술을 받아야 하는 몸상태에도 불구하고 침 치료를 받고 이번 행사에 참여한 데서도 엿볼 수 있다. 게다가 그는 행사가 끝난 뒤에도 남한 IT기업가들과 공동 연구개발을 위한 계약 협상을 하느라 이틀동안 밤늦게까지 강행군을 계속하면서도 전혀 흐트러짐 없는 자세를 보였다.

 최 총사장은 PIC 수장으로서 앞으로 하나프로그람쎈터에 PIC 인력들을 선정해 보내는 일을 맡게 된다. “21세기는 정보지식산업의 시대입니다. 북과 남이 IT분야에서 협력해 가면서 정보지식산업의 시대를 선도해 나가야만 우리 민족의 장래가 있고, 후대에 물려줄 게 있어요.”

 평양정보쎈터는 분단이후 처음으로 얼마전 본지와 IT대북전문가들의 모임인 통일IT포럼을 통해 남한에 200여종의 IT전문 도서 기증을 정식요청했다.

 “IT서적의 교류는 기술 교류의 첫 시작입니다. 또 북·남간 지식 결합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해요.”

 15년전 10명의 직원을 두고 평양프로그램개발회사로 출발한 PIC는 현재 200명의 IT기술자들이 자체 개발한 문서편집프로그램인 ‘창덕’을 비롯해 기계번역, 음성 인식·합성, 컴퓨터지원 설계(CAD) 등 여러 소프트웨어·멀티미디어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얼음장 위는 차갑지만, 얼음장 밑으로는 얼음이 녹고 물이 흐르고 있어요. 북·남이 반목과 대립에서 화해와 협력의 길로 가는 시점에서 서로 어려움을 이겨내고 협력해 나가면 못할 일이 없을 겁니다.”

 최 총사장의 남북 IT협력에 대한 의지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단둥(중국)=온기홍기자 khohn@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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