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인터넷전화의 숙제

인터넷전화(VoIP) 시장이 다음달 독자적 협회 출범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사업자들이 힘을 합쳐 인터넷전화서비스 개선 및 시장활성화, 인지도 제고를 위해 발벗고 나서 활동을 펼친다니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인터넷전화가 대중 속으로 침투하기 위해서는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협회가 느껴야 할 책임감 또한 만만치 않다.

인터넷전화 이용이 폭넓고 빠르게 확산되기 위해서는 착신 및 호환성을 위한 번호체계 마련과 정확하고 안정적인 빌링시스템 구축이 필수적이다.

우선 번호체계는 세계통신연합(ITU)에서 논의가 이뤄져야 할 부분이지만 국내 산업 발전과 이용자 편의를 위해 과도기적인 번호체계 도입이라도 서둘러야 한다. 번호체계가 없는 인터넷전화는 어떤 전화로든 발신은 가능하지만 일반공중전화교환망(PSTN)으로부터의 착신은 불가능하다. 받지 못하는 전화는 반쪽 서비스에 불과하다. 반쪽 상황이 계속되는 한 인터넷전화의 대중화는 요원할 수밖에 없다.

또 유료서비스를 기본으로 하고 있는 점에서 사업자별로 안정적인 빌링시스템 구축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물론 번호체계 확보와 서로 뗄 수 없는 상관관계지만 사업자별로 빌링을 위한 정확한 시스템과 안정적 과금기준을 마련하는 일은 매우 시급한 일이다. 이용자의 불신을 막고 인터넷전화의 경제적 효율성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길이 빌링시스템 확보에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 같은 과제 해결에 인터넷전화협회가 중심에 서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 여기에 덧붙여 협회는 사업자들의 기술 및 서비스 경쟁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앞선 국내 기술을 해외 시장에 수출하는 데도 선도적 역할을 맡아야 한다.

‘좌정관천’식의 협회 인식으로는 인터넷전화가 갖고 있는 ‘국제적’이라는 틀을 담아내기는 어렵다. 세계 시장을 내다보는 진취적 안목으로 국내 시장 형성을 주도하고, 인터넷전화의 통화품질 향상과 장비·기술 개발을 이끌어야 한다.

곧 출범하는 인터넷전화협회가 궤도에 오른 국내 인터넷전화산업의 기관차가 되길 기대한다.

<정보통신부·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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