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벤처기업(615)

새로운 모험<15>

『손수 운전을 하고 왔나? 피곤하겠군. 점심 식사를 하였나?』

김성길 명예총재가 나를 반갑게 맞이하면서 물었다.

『오다가 먹었습니다. 참 경치가 좋군요.』

『어서 오게.』

홍석천 의원이 악수를 청했다.

『수고가 많습니다. 최 위원장.』

홍두섭 총무가 말했다. 홍 총무는 홍석천 의원의 조카인데, 내 나이 또래의 3선 의원이었다. 당에서 기대하는 꿈나무기도 했다. 나에게는 대 선배였지만, 언젠가는 라이벌이 될 인물이었다. 위원장이라는 말이 낯설어서 어리둥절하자 홍 총무가 웃으면서 덧붙였다.

『축하합니다. 며칠 전에 박상우 총재님의 재가를 얻었습니다. 최 부장은 재정위원장으로 겸직되었습니다.』

당 재정위원장이라는 직책은 돈을 마련하는 자금줄을 뜻했다. 당에 5백억원을 내놓은 저력 때문인지, 아니면 더 내놓으라는 뜻인지 나를 옭아매는 것이었다.

『제가 무슨 힘이 있다고 그런 일을 맡기세요?』

『사양하지 말고 도와주시오.』

홍 총무는 말하면서 나를 힐끗 쳐다보았다.

거실에 둘러앉아 우리는 차를 마셨다. 거실 통유리를 통해 바다가 보였다. 비스듬하게 보이는 항구에 고기잡이 배들이 정박해 있었고, 더러는 출항을 하기도 했다. 명예총재 비서라든지, 그밖에 얼굴이 익은 당원이 보였으나 총재 박상우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공천 같은 중요한 일을 하는데 총재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것이 이상했다. 그리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있어야 하는 명예총재가 계속 핵심적인 일을 직접 챙기고 있었던 것이다.

『오늘밤에 바다낚시를 하려고 하는데, 최 위원장 어떤가?』

홍석천 의원이 나에게 물었다. 그가 함께 낚시를 하자는 말이 여러번 오고 갔지만, 워낙 바쁜 일정을 지내다 보니 한번도 실천에 옮기지 못했다. 그러나 이들이 이곳에 모인 것이 바다낚시를 하려는 것이 목적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좋습니다. 선배님. 처음입니다만 한번 해보고 싶습니다.』

『처음이라고 어려워할 것은 없지. 바다낚시는 릴낚시와 줄낚시 두 가지가 있지만, 나는 줄낚시가 더 재미있네. 손맛을 확실하게 느낄 수 있으니까. 그러나 우리 총재님은 릴낚시만 하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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