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인터넷 유해사이트

◆최문현 일레아트 사장

최근 들어 PC 공급과 인터넷 이용이 확대되면서 우리의 생활은 더 없이 편리해지고 있다. 필요한 정보를 손쉽게 검색할 수 있지만 그만큼 또 다른 사회문제도 낳고 있다. 자라나는 어린 학생들이 PC를 과다하게 사용해 컴퓨터 중독증에 빠지는가 하면, 인터넷을 통한 자살·음란·폭력·도박 등 유해한 환경에 너무 쉽게 노출되고 있다.

얼마 전 자살사이트를 자주 이용하던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끔찍한 사건이 일어나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던 것이 컴퓨터와 인터넷의 이용확대에 따른 부정적인 영향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이뿐만 아니다. 음란물의 확산과 원조교제에 따른 성도덕의 붕괴도 이제는 위험 수위를 넘어서고 있다. 검찰과 경찰이 인터넷에서 유해사이트를 추방하기 위해 수사에 나서고 있지만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이는 비단 우리의 문제만은 아니다. 인터넷을 많이 사용하는 세계 각국이 겪는 공통의 문제다.

그래서 미국의 아동온라인보호위원회는 얼마 전 미 의회에 인터넷상에서의 유해정보로부터 어린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어린이 전용 도메인을 만들고 유해정보를 차단하는 필터링 소프트웨어의 평가를 실시하는 독립기관을 설치하자고 제의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학부모와 사회단체에서 청소년들의 음란환경을 추방하자는 운동이 일어나면서 학부모정보감시단이나 YWCA유해정보감시단과 같은 단체가 생겨났다. 또한 한국청소년단체협의회나 한국교사컴퓨터동호회 같은 단체들도 각기 유해환경 추방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일부 회사나 몇몇 단체에서 운동을 벌인다고 될 일이 아니다. 범정부 차원에서 대대적인 사이버 정화운동을 벌여야 할 만큼 심각한 수준에 도달해 있기 때문이다.

PC 때문에 가정을 버리는 청소년들, PC 없이는 더 이상 한 순간도 살 수 없는 청소년들, PC 때문에 학교를 등지는 청소년들….

인터넷 인구가 1000만명이 넘어서면서 이러한 청소년들이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최근 들어서는 그 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9월 당사가 서울에 거주하는 13∼18세의 자녀를 둔 학부모 500명(가정에 PC 보유)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 학부모들의 59%가 PC 사용과 관련해 자녀와 마찰을 겪은 경험이 있으며 그 이유로는 PC의 장시간 사용에 따른 중독현상이 52.5%로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학부모들은 음란·폭력 등 인터넷 유해사이트에 쉽게 접속할 수 있는 데 대해 가장 큰 우려를 나타냈으며 67.5%는 그 상황이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또 어떤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음란 등 유해정보의 경우 접근이 쉬어져 점차 사용연령층도 낮아지고 있으며, 9∼10세에 이미 중독에 빠진 어린이가 있다는 충격적인 발표가 있었다.

이러한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21세기에는 PC와 인터넷의 잘못된 이용에 따른 악영향이 어쩌면 마약중독이나 일반 범죄보다 더 「무서운 질병」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가.

단편적인 방법으로 청소년의 방에 있는 컴퓨터를 거실로 옮겨 열린 공간에서 사용하게 하는 방법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법으로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근원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아이들에게 올바른 인터넷 사용법과 예절을 지도하고 알려주는 교육을 실시하는 것이다. 물론 이것만으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지 못할 수도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선 유해한 인터넷사이트 접속을 차단하는 제품을 컴퓨터에 설치해 우리 아이들이 손쉽게 이러한 인터넷사이트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는 것도 생각해 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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