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모니터업체의 특허분쟁

국내 모니터업체들이 영국굴지의 컴퓨터업체인 엘로넥스사로부터 특허침해 제소를 당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엘로넥스사는 한국의 LG전자와 대우전자·KDS 등 모니터업체를 비롯해 미국·일본·대만 등의 주요 메이저 컴퓨터 및 모니터 업체들을 대상으로 자사가 보유한 모니터기술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이다.

특히 지금이 국산 모니터제품 수출이 차츰 활기를 띠고 있는 시점이어서 국내업체들이 이번 특허침해 제소건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할 경우 엄청난 타격이 예상된다고 한다.

우선 해외시장 개척에 엄청난 차질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한 침해한 관련기술에 대한 막대한 로열티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채산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한다. 그런데다 엘로넥스사는 그동안 우리나라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제품을 공급받아 현지에서 판매한 컴퓨터업체까지 모두 제소대상에 포함시킴으로써 자칫 잘못하면 국내 모니터업체가 그동안 거래한 주요 고객사들을 대신해 이들의 특허료까지 지불해 줘야 하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설사 외국업체가 국내업체에 대해 특허침해 제소를 해도 적적한 대응수단이 있다면 문제해결은 한결 쉽게 될 수가 있다.

하지만 국내 모니터업체들의 가장 큰 고민은 특허침해에 대한 마땅한 대응책을 내놓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그것은 세계 모니터시장에서 1위를 고수하는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말 엘로넥스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이번 소송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있다고 한다.

이번에 엘로넥스사는 소장을 통해 『모니터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절전모드로 바뀌는 절전 관련기술이 자사 특허이며 한국과 대만·일본·미국의 주요 컴퓨터업체들이 이와 관련한 3건의 특허기술을 침해했다』고 주장했다는 것이다. 제소된 국내 모니터업체들은 이에 대한 대응전략을 강구하고 있지만 이미 삼성전자와 HP 등 대형업체들이 절전모드 관련기술에 대한 특허를 인정하고 별도의 라이선스를 체결했다는 점에서 법적대응이 사실상 어렵다고 하니 이래저래 걱정이 아닐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들어 기술개발과 시장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면서 IT분야의 특허분쟁도 빈발해지고 있다.

이번에 국내 모니터업체들이 엘로넥스사와 적절한 타결책을 모색하지 못할 경우 앞으로 기술개발이나 제품생산, 시장개척, 채산성 개선 등에서 엄청난 부담을 떠안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앞으로 국내업체들은 이같은 특허전쟁에 대비해 다양한 전략을 사전에 마련해야 할 것이고 가능하다면 특허분쟁의 당사자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가장 바람직하기는 국내업체들이 특허권 교차가 가능한 우수한 기술을 최대한 많이 개발하는 일이다. 기술장벽을 뛰어넘고 외국업체들과의 특허분쟁 소용돌이에서 벗어나려면 국내업체들이 더 많은 특허를 보유하는 방법이 가장 바람직한 일이다.

또 외국업체와 전략적인 제휴나 상호투자 등의 방법으로 로열티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밖에 사전에 특허침해의 소지가 있다면 해당업체에 대한 관련정보를 입수해 전략적으로 사전에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