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576) 벤처기업

정경유착<12>

『내가 캔디 오와 동침을 했다고 생각하시오?』

『아닙니다. 누가 그런 모함을 합니까?』

『캔디 오에 대한 사생활 기록 파일을 가져오시오.』

『지나간 일인데 보실 필요가 있겠습니까?』

최 부장이 난처한 얼굴로 나를 보면서 망설였다.

『나도 볼 수 없는 자료요?』

『아닙니다. 그럴 리가 있겠습니까? 가져오겠습니다.』

최 부장이 나가려고 할 때 나는 다시 그에게 지시했다.

『자료와 함께 그때 조사를 맡았던 직원도 함께 데려오시오.』

『알겠습니다, 사장님.』

직원은 마침 외부에 나가 있어 휴대폰으로 연락을 해서 한참 후에야 들어왔다. 그전에 나는 캔디 오의 사생활이 들어있는 기록 파일을 보았다. 그녀의 출생에서 성장 과정, 남편과의 관계라든지 동향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그녀는 외국의 교수와 사귄 일이 있고, 서울에서도 두 명의 교수와 사업가를 사귀고 있었다. 나를 만날 때도 다른 남자를 동시에 만나고 있었다.

『어떻게 이렇게 자세하게 알 수 있었지요?』

『이런 일에는 우리 인력이 부족해서 개인 흥신소에 의뢰합니다. 그럼 아주 철저하게 조사해서 보고합니다. 상당수의 투자회사 오너들 사생활 조사는 이런 식으로 했습니다.』

『흥신소를 동원했다고? 그럼 캔디 오에 대해서 내가 개입했다는 것도 흥신소에서 알아내었다는 말이 되는 거 아니요? 여긴 나하고 캔디 오와 동침한 것이 기록되어 있는데, 최 부장은 왜 아니라고 했지요?』

『그 사실을 저는 믿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실제는 캔디 오와 동침했소. 최 부장도 그 무렵에 이미 알고 있었던 것 아니요? 솔직하게 말해 보시오. 이 일은 누가 또 알지요?』

『담당 민홍식 대리와 저, 그리고 본부장 권영호 이사님입니다.』

『그럼 그 투서를 보낸 사람이 당신을 비롯한 그 두 사람 중에 한 명이라는 말이요?』

최 부장은 매우 난감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을 하지 못했다.

『이 기록을 다른 직원이나 외부에서 볼 수도 있지요?』

『외부 사람이 볼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우리 회사 직원이 보려고 하면 볼 수는 있을 것입니다. 금고에 넣은 대외비라고 하지만, 보려고 하면 볼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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