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한국통신 남북협력팀장
반세기의 민족분단을 뛰어넘은 6·15 남북공동선언을 기점으로 남북관계는 정치·경제·문화 등 여러 분야에 걸쳐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또 그 가시적인 성과로서 이산가족 교환방문을 비롯하여 당국간 장관급 회담, 개성공단개발사업 추진 등을 들 수 있다. 또한 경의선 철도복원 및 남북국도 1호선 연결사업의 진행은 남북교류협력의 기반이 되는 사회간접자본(SOC) 관련사업이자 남북을 반세기 만에 다시 연결하는 교통망의 재건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철도·도로 복원사업과 함께 남북간의 신경망 역할을 하는 통신분야에서는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현재 남북간 통신교류는 판문점을 통한 당국간 대화용 통신망, 경수로 사업지구와 한국간 통신망, 금강산 관광지구와 한국간 통신망 그리고 대구와 평양관제소간을 연결하는 통신망이 전부인 상태다. 이들 통신망의 용도는 목적형 사업추진을 위한 통신지원에 국한되고 있으며, 상용통신망의 경우는 제3국을 경유하는 방식으로서 경제성과 효율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또한 북측 지역에 상주하는 남측 인력을 위한 통신망이라는 점에서 남북 주민간 통신교류는 사실상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남북통신 교류의 중요성은 이미 지난 92년 2월에 발효된 남북기본합의서에서도 통행·통상분야와 함께 강조된 바 있으며, 최근 남북교류의 현실적인 문제해결 차원에서 더욱 부각되고 있다. 즉, 남북경협 추진시 제3국 경유의 간접통신망을 이용함으로써 시간과 비용이 과다 지출되는 문제를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대두되어 왔다. 또한 남북 이산가족 상봉시에도 제한적이고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하는 직접 상봉방식과 연계하여 전화나 영상통신을 이용한 수시만남 방식으로 확대 발전시켜야 할 필요성도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직접적인 남북간 통신교류의 중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이같은 긍정적 효과를 전제로 남북간의 직접적이며 본격적인 통신교류의 추진방안을 살펴보면 첫째, 양측 당국간 대화를 통해 남북통신교류의 원칙을 신속하게 마련하여야 한다. 이는 양측을 연결하는 상용통신망을 개설하고 통신소통의 범위와 통신비밀보장 등의 원칙을 설정함으로써 통신교류의 체계를 정립하자는 뜻이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기술 및 절차관련사항 등은 양측의 통신관련 기관간의 실무협의로 추진하면 될 것이다.
둘째, 양측간 통신소통은 직접루트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 제3국 경유방식으로 이루어질 경우 중계료와 고가의 회선료를 지불해야 하는 비경제적 요소 외에도 통신회선의 접속점 과다로 품질과 신뢰성이 떨어지는 비효율성을 고려할 때 반드시 직접 접속에 의한 통신소통이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셋째, 통신소통의 범위는 점진적으로 확대 발전시켜야 한다. 우선 남북경협용 통신과 이산가족 상봉관련 통신소통 등 당면문제를 해결하는 수준에서 출발하여, 체육·문화 등 교류협력이 활발히 추진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로 발전시켜야 한다. 소통방식은 처음에는 각 분야간, 북측과 협의된 지역·대상자·기관 등으로
제한하고 궁극적으로는 양측이 허용할 수 있는 적절한 시기에 자유로운 통신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통신소통 추진과정에서 자동전화방식이 아닌 수동교환방식이라도 우선 시작하는 것도 바람직한 방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통신의 역할은 통신매체를 통하여 시간과 노력을 절감하고, 빠르고 정확하게 정보와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다. 남과 북이 공동의 이익을 창출하고 경제적이고 효율적인 교류협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직접적이며 다양한 형태의 남북통신교류
가 하루 빨리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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