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부터 스승으로부터 한 권의 책을 배우고 그 배움을 마치면 책거리라는 게 있었다. 그동안 배움을 주신 스승에 대한 고마운 마음의 표시를 그렇게 했을 것이다. 그런 전통이 졸업을 앞두고 사은회라는 이름으로 행해진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사회에 나가기 전 스승과 학우들간에 조촐한 자리를 마련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사은회가 비싼 회비를 내고 호화로운 장소에서 이뤄진다는 데 있다. 스승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인지, 잘못된 파티 비슷하게 된 것인지 모두 멋드러진 옷을 입고 호텔이나 더 화려하고 좋은 장소에서 사은회를 열려고 한다. 깨끗하고 좋은 장소에서 사은회를 하는 게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학생들의 회비로 이뤄지는 사은회가 호텔에서 열린다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맞지 않는다.
경제 사정도 좋지 못하고 취직도 어려운 판에 서로가 그동안의 학창시절을 이야기하며 따뜻하고 정다운 대화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형식보다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볼 때 각 학교·학과에서 있을 올해 사은회는 형편에 맞는 정다운 장소에서 모두가 참석해 서로 격려하는 모임이 되길 바란다.
고유미 서울시 양천구 목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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