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환영받는 콘텐츠 법안을

디지털 콘텐츠는 21세기 정보통신산업의 핵심으로 향후 발전 가능성이 어느 산업보다 높다. 이미 국내에서도 게임·음반·애니메이션·전자책·인터넷 방송·교육 콘텐츠 등 유관산업이 확대 일로에 있다. 정부에서도 이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각 분야별로 지원해왔으며 최근에는 이를 종합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정책이 모색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한 의원의 입법을 통해 「디지털 콘텐츠 육성 및 보호에 관한 법률」 제정이 추진되고 있다는 소식은 정말 반가운 일이다. 더욱이 여당 최고의원인 민주당 정동영 의원이 그 중심에 서 있다는 사실은 신선하게 느껴질 정도다. 정 의원은 이 법률안을 올 회기 내 통과시키겠다고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업계와 일부 부처의 입장은 좀 다른 것 같다. 특히 오프라인 콘텐츠업체들은 정 의원의 법안이 너무 온라인 쪽에 치우쳐 있어 상당부분의 법안 수정을 이루지 못하면 콘텐츠산업 육성이라는 당초의 입법 취지를 퇴색시키고 말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세계적으로 유래없는 「디지털화권」을 신설해 저작권자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은 육성이 아니라 규제법에서나 가능한 조항이라는 것. 더욱이 『저작물을 디지털화한 자에게 복제·배포·공연·방송 등의 권리를 10년 동안 부여한다』는 조항(법률안 제20조)이나 『한 저작물에 다수의 권리자가 있을 때 과반수의 허락만 득하면 사용할 수 있다』는 조항(제27조) 등은 「저작권법」 「음비게법」 「문화산업진흥법」 등 기존 법 체계와도 상충돼 산업계에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디지털콘텐츠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는 관계법률 제정이 필요하다는 대원칙과 취지에는 산업계 모두 환영하고 있다.

일부 부처·특정업종을 위한 법안이 제정되지 않기 위해서도,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킬수록 여론수렴의 절차는 매우 중요하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가능한 한 디지털 콘텐츠산업 관련업계의 만족도를 높이려는 노력과 상충하는 이해관계를 좁히기 위한 지혜가 요구된다. 첫 단추를 잘못 끼워 21세기 미래산업을 일궈야 할 지식산업에 멍애를 안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결단이 필요하다.

<문화산업부·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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