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소설> (549) 벤처기업

벤처 캐피털<20>

술과 함께 두 명의 여자가 와서 앉았다. 입고 있는 옷이라든지 얼굴은 여자였으나 실제는 남자였다. 나의 옆에 앉은 사람은 몸집이 자그마하고 예뻤다. 화장을 전혀 하지 않았으나 얼굴 피부가 부드럽고 해맑았다. 블라우스의 가슴이 불룩한 것이 보였는데, 브래지어 안에 스폰지를 넣은 것일까 생각했다. 남자라는 생각을 하자 왠지 징그러운 느낌이 들었으나 아주 묘한 것은 강한 호기심과 함께 스물거리면서 엄습하는 성욕이었다. 그와 같은 이율배반인 감정은 인간의 내부에 잠재되어 있는 비정상적인 속성일지 모른다.

『한성희라고 해요.』

옆에 앉은 자가 말했다. 다만 목소리가 아직 탁했다. 그러나 말꼬리를 올리면서 여자처럼 말했다.

『저는 양숙희라고 해요. 귀여워 해주세요.』

캔디 오 옆에 앉아 있는 여자가 고개를 숙이면서 말했다. 그자는 검은 머리카락이 길어서 어깨 위로 넘쳐흘렀다. 약간의 화장을 하고 있었는데, 칠흑처럼 검고 부드러운 머리카락에 감긴 목이 매우 길었다. 다만 목젖이 돌출된 것이 눈에 띄었지만, 남자라는 생각을 하고 자세히 보아야만 눈에 들어올 뿐이다.

『모두 성전환 했어요?』

캔디 오가 물었다. 두 사람은 수줍게 웃으면서 안했다고 하였다. 나의 옆에 앉아 있는 자가 말했다.

『아직은, 성전환 수술하는 것이 우리들의 유일한 희망이에요. 돈을 벌어서 꼭 할 거예요.』

『지금 몇 살이지요?』

『어머, 나이를 묻는 것은 실례예요. 묻지 마세요.』

캔디 오 옆에 앉아 있는 양숙희가 말하면서 나에게 눈을 흘겼다. 몸짓이며 말하는 태도가 여자였지만 그자들이 남자라는 것을 알고 있는 입장에서 보니까 소름이 끼칠 만큼 어색했다. 나는 아주 미묘한 감정에 휩싸였다. 그것은 역겨운 느낌과 함께 강한 호기심이 일어났고, 다른 한편 믿어지지 않을 만큼 성적인 충동이 일어나는 것이었다.

『성전환 수술을 안했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그 가슴은 가짠가?』

나는 옆에 앉아 있는 한성희의 가슴을 손가락으로 콕 찍으면서 물었다. 유방을 잡아보려고 했지만, 차마 그렇게 하지는 못하고 감촉을 느끼기 위해 손가락으로 찍었던 것이다. 스펀지가 아닌 실제 살결의 감촉이 전해왔다. 그자가 블라우스의 단추를 풀어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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