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훈 한국소비자보호원 시험검사소장 Idhsite@cpb.or.kr
생활 속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의 위험성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각종 통신기기와 가전제품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절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증명된 것은 아니지만 과학계의 일반적인 견해는 염려할 수준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논쟁(비과학적 논쟁)이 지속되는 것은 언론의 한정된 보도(위험하지 않다는 연구결과보다 위험하다는 소수의 연구결과를 주로 보도)와 위험이 존재하지 않음을 확실하게 말하지 못하는 과학자의 소신 부족,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과학자와 정부의 발표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물론 전자파의 유해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무해하다는 증거가 될 수는 없으므로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 연구는 지속적으로 진행돼야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전자파(電磁波, electromagnetic wave)라는 말을 쉽게 하지만 전자파는 전문가들에게도 무척이나 난해한 분야다.
전자파는 전기파(electronic wave)와 자기파(magnetic wave)의 합성어다.
잔잔한 물에 돌이 떨어지면 그 중심으로 동그란 물결이 퍼져나간다. 이것은 돌이 가진 에너지가 물에 전달돼 생기는 현상으로 전자파도 이 같은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생활에 이용되는 전자파 중 주파수가 가장 높은 부분에 있는 것들은 빛으로 분류할 수 있는 방사선·X선·자외선·가시광선·적외선이다. 방사선에서 자외선에 이르는 대역의 전자파는 세포를 파괴할 수 있을 정도로 에너지가 매우 높아 특별히 「이온화 전자파」로 분류하며 이미 위험성이 밝혀졌다.
주된 관심사는 위성통신·전자레인지·휴대폰·TV·라디오에서 나오는 전자파로 세포를 파괴할 정도의 에너지는 없으며 일상적 수준에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종래는 별다른 문제가 제기되지 않던 전기와 동반되는 전자파도 전기장판·모니터 등의 사용이 늘면서 최근 중요하게 취급되고 있다.
증명되지 않은 전자파의 위험을 피하고 싶다면 전자파가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제품의 사용시간을 가급적 줄이는 방법밖에 없다.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는 이른바 현명한 회피(prudent avoidance)가 현재까지는 가장 지혜로운 대처방안이다.
미국에서는 이미 휴대폰 사용으로 뇌종양이 발생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사례가 적잖고 최근 영국에서는 청소년들의 휴대폰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 채택을 검토했다. 유럽의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전자파 발생량을 표기하는 데 동의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올해 말까지 휴대폰 전자파의 잠재적 위험 가능성을 고려해 안전기준을 제정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런 추세에 따라 휴대폰의 전자파 발생량 표기제도는 일반화할 것으로 예상되며 소비자가 휴대폰을 선택할 때 전자파 발생량이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할 것임을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어느 부분에 어떻게, 어느 정도의 위험이 있는지 구체적인 실험결과가 없으므로 안전지침이 마련될 때까지 가급적 휴대폰 통화시간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시중에서는 전자파 차단제품들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휴대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를 모두 차단하려면 안테나를 포함한 휴대폰 전체를 차단물질로 감싸야 한다.
차단용 제품의 크기가 커지면 사용도 불편해지므로 크기나 부착 위치 등을 잘 고려해 구입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참고로 휴대폰 발생 전자파의 영향을 줄이는 방법을 몇 가지 얘기하면 △통화시간을 최대한 줄이고 △사용시에는 안테나와 머리의 간격을 멀리하며 △안테나 방향이 신체와 가급적 떨어질 수 있도록 하고 △전파가 약한 지역에서는 통화를 짧게 하는 것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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