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디지털 시대의 지식경영과 지식재산권

임내규 특허청장 laegue@kipo.gp.kr

우리는 현재 자본·공업중심의 사회에서 지식기반의 경제사회로 전환되는 시점에 살고 있다. 이는 부가가치의 원천이 노동·자본에서 지식·정보로 이전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창조적 지식과 정보가 개인과 기업 더 나아가서는 한 국가의 경쟁력 강화의 원천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례로 빌 게이츠의 마이크로소프트사 경우를 보자. 이 회사의 시장가치는 총 491억달러로 평가되고 있지만 장부상에 나타나는 유형자산은 그중에서 9%인 45억달러에 불과하다. 나머지 91%에 해당하는 446억달러의 자산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자산(Intangible Assets)이다. 반면 포드자동차사의 경우를 보면 유형의 자산은 214억달러이나 시장가치는 300억달러에 불과하다. 즉 지식기반 경제하의 기업의 가치는 토지·자본·노동 등 전통적인 생산요소에 의해서가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자산 즉 지식자산(Knowledge Capital)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다.

이러한 지식자산을 어떻게 창출하고 관리하느냐가 그 기업의 사활을 결정하는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즉 지식경영이란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이 등장해 기업은 물론 정부부처에서도 앞다퉈 지식중심의 경영구조 변환에 조직의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 지식자산으로도 불리는 지식재산권은 과거에 기술적 사상의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특허·실용신안·상표·의장으로 분류되는 전통적 의미의 산업재산권과 표현의 보호를 목적으로 하는 저작권을 의미했다. 하지만 지식재산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증대함에 따라 컴퓨터 프로그램·반도체 배치설계·영업방법(BM)·생명공학·유전자원·전통지식·전승물 등 다양한 신지식재산권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식재산권은 기술패권주의 시대에 국제통상마찰의 핫이슈로 등장했으며 선진국은 국제무역기구(WTO) 지식재산권협정(TRIPs)을 통해 지식재산권 보호문제를 개도국에 대한 통상압력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고부가가치의 원천기술이나 첨단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선진국들이 개도국의 추격을 견제하기 위해 지식재산권을 통상무기화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지재권이 시장에서 기업의 성패를 좌우하며 경쟁력 우위를 확보하는 중요한 수단이 된 것은 이미 오래 전 일이다. 주지의 사실이지만 지식재산권을 보유한 기업체는 타인의 모방이나 침해 등으로부터 자신의 고유기술을 보호받을 수 있으며, 관련 기술 특허권자와는 크로스 라이선스를 통해 특허분쟁을 쉽게 해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벤처자금 및 기술담보 등 정부의 각종 정책자금 및 세제지원의 혜택을 받을 수가 있다. 따라서 새로운 기술개발에 인센티브를 부여하지 않고 지재권을 배제한 사업화는 기업이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우리나라 지재권 행정의 역사는 길지 않으나 지식재산의 양적인 측면에서의 성장속도는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빠른 성장을 이뤘다.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 통계에 따르면 지난 1996년부터 세계 3대 출원국으로서 발돋움했고 출원에서 등록에 이르는 지재권 권리화에 소요되는 기간도 현재 선진국에 준하는 수준으로 올라와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출원의 증가와 더불어 지재권 등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는 기업경영에 있어 지재권을 활용하려는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하며 세계적으로 지식전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는 증거다. 이제는 지재권의 질적 향상에 역점을 두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철저한 선행특허기술의 분석을 통해 경쟁력 있는 분야에 연구개발(R&D) 투자역량을 집중하고, 고도화한 특허전략에 기초한 지재권 관리로 국가경쟁력의 핵심역량이 될 수 있는 수준높은 지재권 창출·활용에 전 국민의 역량을 결집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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